사회적 거리두기 강화하면 집밥 수요 늘어
대형마트서 식료품 중심 매출 증가 전망
고품질 쌀·즉석밥 등 특화 서비스로 대응
24일부터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상향됐다. 모든 카페 매장 내 식음료 섭취 금지, 음식점 홀 영업 오후 9시까지로 제한에 대중교통 운행 감축까지 시행하면서 정부는 외부 이동을 최대한 자제하라는 메시지를 강력하게 내보내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을 중심으로 영업하는 유통업계는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조치에 따른 매출 타격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외출 자제로 오히려 수요가 느는 분야도 있다.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집밥을 해 먹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게 대표적 사례다. 장보기 수요가 핵심 공략 층인 대형마트들도 코로나19를 계기로 '제대로 된 한끼'를 원하는 소비자들을 적극 겨냥하는 추세다.
2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대형마트들의 식료품 차별화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백화점, 아웃렛 등에 비해 대형마트에는 생필품이나 음식 재료를 사려는 소비자들이 많이 방문하는 데다, 사회적 거리두기 상향 조치로 모임이나 회식 등을 취소하면서 당분간 집밥, 홈파티 등 수요가 대형마트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됐던 9월 첫째주 주말 롯데마트는 축산물, 수산물 등을 중심으로 전체 매출이 직전 주말보다 5.3% 신장했다. 이마트에선 2.5단계 시행 이후 5일 동안 밀키트 매출이 전월 동기보다 26.9%, 수산물과 채소류도 각각 11.1%, 11.7%씩 증가한 바 있다.
이에 식료품 차별화를 목적으로 롯데마트가 방점을 찍은 상품은 '쌀'이다. 11월 1~22일 롯데마트 쌀 상품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5% 상승했다. 1인당 쌀 소비량이 매년 감소하는 가운데 쌀 수요가 도리어 늘어난 건 이례적이라는 분석이다. 통계청 집계 기준 2018년 61.0㎏였던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2019년 59.2㎏로 줄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집에서 밥을 차려먹는 횟수가 증가한 영향으로 보인다.
집밥족이 증가하면서 좋은 식재료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롯데마트는 차별화한 쌀 상품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오는 26일 서울 동대문구 롯데마트 청량리점에 약 66㎡(20평) 규모로 쌀 전문 특화 매장을 열고 가와지1호, 오륜, 새일미, 미호 등 18종의 고품질 품종 쌀을 새롭게 선보인다.
처음 접하는 쌀을 대용량으로 구입하기 부담스러울 수 있어 소용량(450g) 구입도 가능하다. 더불어 즉석 도정(먹을 수 있도록 껍질을 벗기는 가공 작업) 서비스를 제공해 쌀 8종과 잡곡 8종을 벌크(포장하지 않은 제품을 쌓아 진열하는 방식) 형태로 운영하면서 원하는 양(1~10㎏)만큼 도정할 수 있도록 했다. 당일 아침 도정한 쌀을 고객 주문 즉시 취사해 판매하는 '즉석밥 판매 서비스', 월 3회 밥 소믈리에가 매장에 상주하며 개인에게 맞는 쌀을 추천하는 '쌀 취향 컨설팅 상담소'도 운영한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좋은 식재료를 찾는 수요는 꾸준히 이어질 것이라고 업계는 전망한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됐던 올 3분기 전년 동기보다 11.1% 상승한 영업이익(1,401억원)을 올린 이마트 호실적도 식료품 강화 전략이 주효했다. 김미란 롯데마트 건식품팀 MD(상품기획자)는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며 식생활 트렌드 역시 변화하고 있다"며 "다양하게 구색을 갖춘 쌀 매장으로 믿고 먹을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고, 추후 점포별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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