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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중심타자'들의 KS 잔혹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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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중심타자'들의 KS 잔혹사

입력
2020.11.24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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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4번타자 김재환이 2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5차전 NC전에서 3회초 2사 1 2루 기회를 높친 뒤 아쉬워하고 있다. 뉴스1

두산 4번타자 김재환이 2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5차전 NC전에서 3회초 2사 1 2루 기회를 높친 뒤 아쉬워하고 있다. 뉴스1


‘두산 왕조’로 불리는 두산은 2010년대 최고 전성기를 누리며 한국시리즈 단골팀이 됐다. 단기전인 만큼 시리즈를 지배한 ‘깜짝 스타’도 많았지만, 반대로 믿었던 거포들의 부진도 피할 수 없었다.

2010년대에만 두산은 올해까지 모두 7차례 한국시리즈에 올랐다. 특히 6년 연속(2015~20년) 한국시리즈 진출은 SK(2007~12년)와 삼성(2010~15년), 그리고 두산이 세 번째다. 이전에도 두산은 리그 원년(1982년)과 1995년, 2000~01년, 2005년, 그리고 2007~08년에 각각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았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는 ‘안타왕’ 호세 페르난데스가 타율 0.077(13타수 1안타)로 고전했다. 정규시즌에서 최다안타 1위(197개) 타율 2위(0.344)를 기록한 타자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였다. 다만 팀의 시리즈 전적 4-0 완승으로 그의 부진은 크게 눈에 띄지 않았다. 2018년에는 믿었던 박건우가 타율 0.042(24타수 1안타)로 바닥을 쳤다. 올해 한국시리즈에서 승승장구 중인 양의지(NC)도 두산 시절이던 2017년 한국시리즈에서는 0.125로 타격감을 찾지 못해 고전했다. 2016년에는 정규시즌에서 홈런 27개(8위)를 쳤던 오재일(0.059)이 제 몫을 하지 못했다.

조금 더 거슬러 올라가 2008년 한국시리즈 희생양은 현재 LG 주장 김현수였다. 김현수는 그해 정규시즌에서 압도적으로 타격왕(0.357)에 오른 것은 물론 최다안타 1위(168개), 득점 3위, 타점 5위 등으로 맹활약했다. 하지만 한국시리즈에서는 5경기에서 타율 0.048(21타수 1안타)로 극심한 부진을 면치 못했다. 특히 시리즈 전적 1승 1패로 맞선 3차전에서 김현수는 2-3으로 뒤진 9회말 1사 만루 찬스를 맞았으나 병살타로 물러났다. 두산은 이후 내리 연패하며 패권을 SK에 내줬다. 2007년에도 ‘거포 라인’이었던 김동주와 최준석이 모두 홈런 없이 각각 타율 0.118과 0.143에 그쳤다.

올해는 팀의 중심 김재환(32)이 이런 불명예 기록 위기에 처했다. 한국시리즈 21타석에 들어서 20타수 1안타(1볼넷)로 타율 0.050에 그치고 있다. 김재환의 침묵이 길어지면서 두산의 시리즈 팀 타율도 0.222에 그치고 있다. 김태형 두산 감독도 지난 23일 5차전을 앞두고 “4번 타자(김재환)가 워낙 안 맞고 흐름이 끊긴다”면서 “장타력이 있는 타자가 안 맞으면 작전을 하기도 쉽지 않다”면서 고민을 털어놨다.

김 감독은 그러나 신뢰를 거두지 않고 있다. 실제로 경기를 거듭하며 선수 타격 컨디션에 따라 타순을 조정하면서도 김재환은 ‘붙박이 4번’으로 밀어붙이고 있다. 김 감독은 “지금까지 해 왔는데, 끝까지 책임지고 해야 한다”며 그의 부활을 기대했다. 김재환이 극적인 반전에 성공할지, 우울한 전통을 이어갈지 관심이 쏠려 있다.

강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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