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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탈출'로 세계 자금 빨아들인 중국, '긴축 깜박이' 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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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탈출'로 세계 자금 빨아들인 중국, '긴축 깜박이' 켜나

입력
2020.11.24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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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상하이에서 행인들이 마스크를 쓴 채 걷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중국 상하이에서 행인들이 마스크를 쓴 채 걷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중국에서 신용등급을 최우량으로 평가 받던 국유기업들이 잇따라 채무불이행(디폴트) 상태에 빠지면서 세계 자본시장에 심상찮은 신호를 보내고 있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와 코로나19로부터의 빠른 회복 등을 이유로 해외 자금이 대거 중국 회사채 시장으로 몰린 가운데 나타난 이상 신호에 국제 투자자들은 긴장하기 시작했다. 국제 신용평가사들은 그간 돈을 풀던 중국 정부가 경제 회복 가시화와 함께 서서히 '긴축(디레버리징) 기조'로 돌아가려는 조짐이라고 분석한다.

최우량 회사채, 잇따라 부도

24일 금융권과 외신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무섭게 자금을 빨아들이던 중국 채권시장에서 국유기업의 채무불이행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일 독일 BMW의 중국 사업 합작 파트너인 화천(華晨)그룹이 파산 절차를 밟았다. 이에 앞서 허난성의 국영 광산회사인 융청(永城)석탄전력이 지난 10일 10억위안 규모 회사채를 막지 못해 채무불이행에 빠졌다.

이들의 채권은 특히 중국 내 신용평가 기관으로부터 최우량인 ‘AAA’ 등급을 획득한 터라 시장의 충격이 더 컸다. 신용평가의 신뢰도까지 상처를 입었다. 일본 닛케이는 여러 기업의 채무불이행 사태 이후 기업들이 시장 심리 냉각을 우려해 계획했던 채권 발행을 취소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중국 채권시장으로 해외 자본이 대거 몰려드는 가운데 터진 악재여서 더 이례적이다. 중국은 올 들어 해외 자본에 대한 금융시장 빗장을 대거 풀었다. 여기에 코로나19 확산 이후 중국은 가장 먼저 경제활동을 재개했다. 주요국이 기준금리를 0%대까지 낮춘 가운데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유지한 중국 시장으로 돈이 흘러들고 있었다.

신평사들 "디폴트는 정부의 긴축 신호"

국제 신용평가사들은 "최근 채권시장 불안 원인은 중국 당국이 다시 돈줄을 죄려는 데 있다"고 본다. S&P와 피치 등은 지난주 보고서에서 융청석탄전력을 대표적인 사례로 들었다.

융청은 채무불이행 선언 한 달 전까지만 해도 돈이 안 되는 화학산업을 수익성 높은 석탄산업으로 재편한다는 계획을 밝혔고, 10억위안 규모의 중기 채권을 발행하기도 했기 때문이다.

S&P는 “확실히 정부의 지원이 있었던 것으로 생각했던 융청의 채무불이행은 단 한 달 사이에 지방정부의 지원 기조가 변했음을 의미한다”며 “코로나19에서 경제가 회복하면서 국유기업 부채 축소와 구조조정 움직임이 강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중국 정부의 입장도 이같은 관측을 뒷받침한다. 22일 중국 국무원 산하 금융안정발전위원회는 채권시장 관련 대책회의를 열고 “채무이행 회피를 단호히 처벌하겠다”며 ‘불법적인’ 채권 시장 활동에 ‘무관용’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냈다. 더불어 부실 국유기업에 대한 재편도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중국 당국은 최근 대출에 대한 지급준비금 확보가 부실하다는 이유로 세계 최대 기업공개(IPO)를 앞뒀던 핀테크 기업 앤트파이낸셜의 IPO까지 막아서는 등 대출 규모에 눈에 띄게 민감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피치는 “융청의 디폴트 이전부터 과잉생산 분야와 상업화한 분야의 국유기업은 정부 지원을 받지 못해 채무불이행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며 “최근 불이행을 계기로 투자자들의 채권 투자 수요도 줄어들 것”이라고 관측했다.

인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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