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GI 신주배정 금지 가처분신청에 대한 입장문 발표
“3자배정 유증, 판례와 관련법, 정관이 인정”
그 동안 경영권 분쟁 상대인 KCGI(강성부 펀드)에 미온적으로 대응했던 한진그룹이 반격 수위를 높이면서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나섰다.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추진중인 한진그룹은 23일 ‘한진칼 신주발행 금지 가처분신청에 대한 한진그룹 입장’이라는 자료를 통해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국내 항공산업의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수순으로, 산업은행의 제안을 받아들여 내린 대승적 결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한항공은 이미 아시아나항공을 포함해 자회사의 직원을 포용할 것이라 천명했으며 양사와 협력업체 10만여 명의 생존이 달린 이번 인수는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면서 “몇 해 전 한진해운이 공적자금 투입이 늦어져 파산에 이르게 됨으로써 대한민국 해운산업이 사실상 붕괴했던 안타까운 전철이 항공산업에서 다시 반복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인수 불발 시 항공업계 일자리가 심각한 위험에 직면할 것이란 설명이다.
KCGI가 법원에 제기한 한진칼 신주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서도 “아시아나항공 인수의 첫 단추이자 핵심 과정인 산은에 대한 한진칼의 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경영상 목적에 부합하는 적법 절차”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상법 제418조에 신기술의 도입, 재무구조의 개선 등 회사의 경영상 목적 달성을 위해 필요한 경우 정관이 정하는 바에 따라 주주 외의 자에게 신주를 배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한진칼 정관에 ‘긴급한 자금조달’과 ‘사업상 중요한 자본제휴’를 위해 주주 이외의 자에게 이사회 결의로 신주를 배정할 수 있도록 해놓았다”고 설명했다.
한진그룹은 또 “대법원도 경영권 분쟁 상황이라도 경영상 필요가 인정되는 경우 정관이 정한 범위 내에서의 제3자 배정 신주발행은 적법하다고 판시한 바 있다”면서 “법적 절차를 따라 가장 합리적인 자금조달 방안이 산은에 대한 3자배정 유상증자라는 점에서 이번 결정은 불가피한 적법한 판단이었다”고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라는 시급성을 감안하면 가장 합리적인 자금조달 방안이 산은에 대한 3자 배정 유상증자라는 의미다.
KCGI에선 최근 한진칼이 유상증자를 하기 위해선 자신들도 참여할 수 있도록 주주배정 방식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냈다. 한진그룹은 이에 대해서도 “주주배정 유상증자의 경우 현재 주요 주주들이 추가적인 인수 능력을 갖췄는지 의문이고, 실권주 인수의 경우 밸류 대비 주가가 과하게 높다는 점을 감안할 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긴급한 자금 지원이 필요하다는 측면에서도 최소 2~3개월 소요되는 주주배정 방식은 적합하지 않다”고 했다.
한진그룹은 KCGI에 대해 “사익추구가 목적인 사모펀드”라고 비난하며 “국가기간산업을 흔드는 무책임한 행태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요구했다. 특히 “소수 투자자의 사익추구가 목적인 사모펀드가 국가 기간산업인 항공산업의 존폐와 10만여 명의 일자리가 걸려 있는 중요한 결정에 끼어들 여지는 없다”고 강조했다.
KCGI가 낸 가처분 소송 심문은 25일 오후 5시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회사의 미래를 함께 고민하는 진정한 의미의 주주라면 이번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이 가지고 올 장기적 효과를 감안해 이를 받아들이는 것이 마땅하다는 취지로 입장문을 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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