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민주당 대표, 또 화상으로 당 회의 주재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3일 당 최고위원회의를 화상으로 주재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한 뒤 보건당국의 자가격리 방침에 따른 조치다.
회의장에 설치된 대형 모니터에 마스크를 쓰고 등장한 이 대표의 모습은 이제 익숙하다. 코로나19 사태를 겪는 동안 총 5차례나 검체 검사 및 대기를 해야 했고, 자가격리도 이번이 두번째이기 때문이다. 이날 화상시스템을 통해 회의를 주재하는 이 대표 본인도, 회의장 내 아크릴 칸막이 사이에 앉은 참석자들도 일상으로 파고든 코로나19의 위험성에 긴장한 듯한 표정이었으나, 사태의 초기처럼 크게 동요하지는 않는 분위기였다.
검체 검사 결과 음성 판정은 받았지만 이 대표로서는 또 한번의 아찔한 경험이 아닐 수 없다. 그동안 겪은 다섯 차례의 검사 및 대기, 자가격리 기간이 모두 총선과 전당대회 등 주요 정치일정과 겹쳤던 만큼, 이 대표는 충분한 대면 정치 활동을 벌이지 못했다. 국무총리로서, 당 내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으로서 코로나19 극복에 앞장 서 온 이 대표 스스로가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대표적인 정치인이 된 셈이다.
이 대표는 4·15 총선을 앞둔 지난 2월 처음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 당시 종로구 노인종합복지관을 방문한 뒤 확진자 발생 사실이 알려지면서 외부일정을 중단하고 자택 대기에 들어갔다. 이후 국회마저 코로나19로 폐쇄되는 초유의 사태 속에서 총선 운동을 대폭 줄이기도 했다. 지난 7월에는 같은 당 오영환 의원이 확진자와 접촉한 사실이 전해지면서 오 의원과 접촉한 이 대표도 바로 귀가해 자택 대기에 들어가야 했다.
당 대표 선거가 치러진 8·29 전당대회를 앞두고는 2주간 자가격리에 돌입했다. 8월17일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했는데, 당일 한 출연자가 확진 판정을 받자 검체 검사를 받고 이후 보건당국의 권고에 따라 8월31일까지 2주간 자가격리에 돌입했다. 당시 자가격리 상태로 당대표에 선출된 이 대표는 화상으로 대표직 수락연설을 했다. 당선 초기인 9월 초에는 국회 내 확진자 발생 여파로 3차례나 일정을 중단하고 자택대기에 들어갔다.
한편, 이 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공수처 출범 지연과 관련해 "법사위는 공수처법 개정안을 국회법 절차에 따라 처리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 대표의 모니터 속 회의 주재는 별다른 변수가 없을 경우 격리기간이 끝나는 다음달 3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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