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동래구 옛 개구리마을 주민 석면피해 조사

28·29일 동래종합사회복지관서
폐슬레이트 잔재 발견 후속조치?
10년 이상 거주자 대상 건강검진

부산시청 전경.

부산시는 최근 동래구 야산에서 발견된 폐슬레이트와 관련, 인근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석면 피해 건강영향조사'를 실시한다고 23일 밝혔다.

시 관계자는 "최근 동래구 명장동 508의 75 일원 옛 개구리 마을 야산에서 건축물 철거 후 매장된 것으로 보이는 폐슬레이트가 발견돼 시가 인근 동래구 명장1·2동, 금정구 서1·2동 주민들을 대상으로 피해 여부 확인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부산시 보건환경연구원이 시행한 이 일대 공기 중 석면 농도 측정 분석에서는 석면이 검출되지 않았으나, 인근 주민들의 석면 피해 예방을 위해 시는 오는 28일과 29일 이틀에 걸쳐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동래종합사회복지관에서 건강영향조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조사대상은 △옛 개구리 마을(동래종합사회복지관 뒷 야산) 인근에서 10년 이상 거주한 주민 △노후 슬레이트 밀집 지역 10년 이상 거주자 △과거 석면공장 가동 기간(1969~1992년) 반경 2㎞ 이내 5년 이상 거주자 △과거 석면 취급 일용직 근로자(건축·건설업, 건물해체·제거업, 선박수리업, 배관작업, 자동차정비업 등) 등 석면 피해가 의심되는 주민이다. 검진 예상 인원은 총 300여 명으로 추정된다.

대상자는 검진 시 신분증을 지참해야 하며, 검진 비용은 무료다. 조사는 양산부산대병원에서 맡는다. 의사 진찰과 흉부 X-ray 촬영, 석면 노출력 조사 등 1차 검진 후, 석면질병 소견이 있는 경우 2차 정밀검진을 받게 된다.

석면은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규정한 발암물질 1군(Group 1)으로, 흡입하면 10~50년 후 폐암, 악성중피종, 석면폐증 등의 심각한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 석면 관련 질병으로 판정되면 '석면피해구제법'에 따라 요양 생활수당, 요양급여 등 구제급여를 받을 수 있다.

특히 부산에는 1990년대까지 석면 방적공장이 8곳이나 있었을 뿐만 아니라, 전국 30% 이상의 조선소와 수리 조선소가 밀집해 잠재적인 석면 노출 피해자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잠복기가 최소 10년부터 최대 50년까지인 석면 노출 피해자를 신속히 발굴하기 위해 부산시는 석면환경보건센터를 통해 2009년부터 매년 석면 노출 지역주민 건강영향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지금까지 총 1만9,805명이 검진을 받았으며, 이 중 석면 질환자 411명을 대상으로 시가 치료와 생활을 지원하고 있다.

이준승 부산시 환경정책실장은 “폐슬레이트가 발견된 지역 인근 동래구 명장1·2동, 금정구 서1·2동 주민들은 이번 석면 피해 건강영향조사를 반드시 받으시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석면피해 예방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목상균 기자 sgmok@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