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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 총선, 60대 투표율 80% 찍고도 '보수 정당' 완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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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4·15 총선, 60대 투표율 80% 찍고도 '보수 정당' 완패했다

입력
2020.11.22 11:42
수정
2020.11.22 19:07
6면
0 0

중앙선관위 연령대별 투표율 분석 결과 입수??
만 18세 유권자(53만명) 첫 투표율은 67.4%

제21대 총선 투표일인 1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다목적베드민턴체육관에서 개표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홍인기 기자

제21대 총선 투표일인 1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다목적베드민턴체육관에서 개표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홍인기 기자


지난 4월 실시된 21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만 18세 유권자 10명 중 7명꼴로 투표에 참여한 것으로 22일 확인됐다. 이들은 선거 연령을 만 19세에서 18세로 낮춘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지난해 말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처음 선거권을 행사했다. 21대 총선 투표율이 28년 만에 최고치인 66.2%를 기록한 배경에는 50대와 60대 이상 고령층의 뜨거운 투표 열기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는 최근 이같은 내용의 ‘21대 국회의원 선거 투표율 분석’ 자료를 발표했다. 이는 전국 시·군·구 선관위가 지난 7~8월 전체 선거인 4,399만명 중 무작위로 추출한 390만명(10.4%)의 성별·연령별·지역별 투표율을 분석한 자료다.


18세 ‘청소년’ 투표율 67%… 2030 청년 세대보다 높았다

자료에 따르면, 올해 처음 선거권을 행사한 만 18세 유권자(53만명)의 투표율은 67.4%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투표율(66.2%)을 웃도는 수치다. 실제 만 18세 투표율은 20대(58.7%) 30대(57.1%) 40대(63.5%)보다 높았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만 18세가 처음 자신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게 됐다는 자각심을 갖게 된 점이 투표율 상승으로 이어졌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2007년 대선 당시 첫 선거권을 행사한 만 19세 유권자의 투표율도 54.2%에 달했다. 이는 당시 ‘MB(이명박 전 대통령) 대세론’ 속에 진보 성향의 20대(46.6%), 30대(55.1%) 투표율이 저조했던 점을 고려하면 결코 낮지 않은 수치였다.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18세 유권자가 박근혜 전 대통령 국정농단과 이어진 촛불집회와 탄핵을 경험하며 정치 의식을 키워 높은 투표율로 이어졌다는 의견도 있으나, 무리한 분석”이라며 “역대 선거를 보면 대체로 첫 선거권을 행사한 연령대의 투표율이 높았다”고 했다.


21대 총선 연령대별 투표율 현황

21대 총선 연령대별 투표율 현황



5060은 투표장으로 달려갔다

·이번 총선에서는 50대 이상 고령층의 투표 열기가 높았다. 50대 투표율은 71.2%로 2016년 20대 총선(60.8%)보다 10.4%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60대 투표율 또한 8.3%포인트(71.7→80.0%) 올랐다. 20대(52.7→58.7%·+6.0%포인트)와 30대(50.5→57.1%·+6.6%포인트), 40대(54.3→63.5%·+9.2%포인트) 투표율도 모두 상승했지만, 전체 투표율(66.2%)에는 못 미쳤다. 20대부터 40대까지 투표율 부진은 2017년 19대 대통령 선거와 비교하면 더욱 두드러진다. 당시 20대(76.1%) 30대(74.2%) 40대(74.9%) 투표율 모두 50대(78.6%) 60대(79.1%)와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이번 총선에선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한국갤럽 관계자는 “2017년 대선, 2018년 지방선거 모두 문재인 정부가 승리하고 21대 총선에서도 우위가 예상되자, 핵심 지지층인 3040 세대의결집도가 다소 느슨해졌다”며 “반면 보수 성향의 50대 중후반부터 60대 이상은 ‘의회마저 내주면 안 된다’는 불안감에 투표에 적극 나선 것”이라고 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50대는 총선이 거대 양당의 ‘진영 대결’ 양상을 보이자 각자 이념 성향에 따라 투표에 적극 참여한 반면, 60대는 ‘보수 궤멸’을 막기 위해 투표장에 갔다”고 했다.


제21대 총선 지역구 선거 연령별 투표 현황. 박구원기자

제21대 총선 지역구 선거 연령별 투표 현황. 박구원기자


하지만 고령층 투표율이 높아지면 보수 정당이 유리하다는 속설은 통하지 않았다. 실제 21대 총선 결과, 민주당은 지역구에서 163석을 얻었고, 비례대표용 연합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은 17석을 확보했다. 전체 의석(300석)의 60%인 180석의 ‘슈퍼 여당’이 탄생한 셈이다. 이는 ‘진보적 2040세대 대 보수적 6070세대’의 구도에서 50대가 민주당 손을 들어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방송3사(KBS·MBC·SBS) 출구조사에 따르면, 50대 중 민주당 후보를 찍은 비율은 49.1%, 통합당은 41.9%로 집계됐다.

박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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