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커스'(위) '캡틴'(아래) 등 Mnet 새 오디션 프로그램 측이 공정성을 약속했다. 엠넷 제공
'프로듀스 101' 시리즈 조작 사건 이후, Mnet과 오디션 프로그램들은 공정성을 증명하는 또 하나의 과제를 받았다. 또 다른 의미로 '믿고 보는' 오디션만 시청자들의 사랑과 신뢰를 받을 수 있다. 이를 위한 다각도의 노력과 숙제가 이어지고 있다.
Mnet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 시리즈 조작 혐의를 받는 안준영 PD와 김용범 CP가 지난 18일 열린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도 각각 징역 2년과 징역 1년 8개월의 실형을 선고 받은 이후, Mnet은 두 차례의 공식입장을 배포하며 무거운 책임을 직접 언급했다. 항소심 재판부가 언급한 피해 연습생들에 대한 배상이 이번 사건의 가장 중요한 후속 대응이라면, 재발 방지를 위한 또 다른 숙제인 시청자들의 신뢰 회복은 새로운 오디션 프로그램이 염두에 두고 있는 부분이다.
이에 '캡틴' 팀은 19일 오전, '포커스' 팀은 20일 오전 각각 온라인 제작발표회를 진행하며 서바이벌 시스템 운영 과정의 공정성에 대해 강조했다. '캡틴'이 부모와 자녀가 함께 하는 K-POP 스타 도전기를 그려가고, '포커스'는 포크 음악을 재조명하고 차세대 포트 스타를 발굴하는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성격이 완전히 다르지만, 경연이라는 포맷이 공통 키워드이기 때문이다. 초반에는 심사위원들이 참가자의 합격 여부를 결정 짓고, 이후 시청자들의 투표도 예정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먼저 '캡틴'의 권영찬 CP는 "외부인 참관 제도를 두면서 공정한 프로그램이 제작될 수 있도록 신경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포커스' 오광석 PD 또한 "공정성에 신경 쓰고 있다. 예선과 본선은 심사위원이 참가자들의 합격 여부를 결정하는데 제작진은 물론 다른 심사위원과도 상의를 하지 않는다. 이후 온라인 투표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는 일반인으로 구성된 참관인 시스템 도입해 문자투표를 받거나 통계를 내는 등 시청자 의견을 어떻게 반영할지에 대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프로듀스 101' 시리즈 조작 혐의가 알려진 이후인 올해도 Mnet은 '아이랜드' '보이스 코리아 2020' '쇼미더머니9' 등 오디션 프로그램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달라진 게 있다면 시청자들의 관전 포인트다. 이제는 투표 결과 뿐만 아니라 방식이나 과정도 충분히 납득이 돼야 한다. 이에 따라 Mnet은 심사위원의 라인업과 역할을 강화 및 다양화하거나, 참관인 제도를 도입해 투명한 과정을 공개하는 등 시청자들의 의견이 보다 직접적으로 반영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다른 방송사도 '프로듀스 101' 시리즈 조작 사건을 보면서 오디션 프로그램 제작에 있어 공정성에 더욱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올해 초 TV조선 '미스터트롯'이 시청자들의 문자 투표를 모두 집계하기 위해 결과 발표를 연기한 것이 화제가 된 것처럼, 시청자 투표의 투명성이 모든 오디션의 핵심 과제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한 방송 관계자는 "공정성은 모든 오디션 프로그램이 너무 당연히 지켜야 할 최우선 부분"이라면서도 "분량적인 균형 등의 문제로 인해 공정성을 방송에 자연스럽게 녹여내는 건 쉽지 않다. 그럼에도 참가자들을 위해서라도 투명한 과정이 충분하게 설명돼야 오디션 포맷 자체가 신뢰를 회복할 것"이라고 밝혔다.
항소심 선고와 관련해 Mnet은 "이번 판결 결과를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저희로 인해 피해를 입은 연습생분들과 이들의 가족분들, '프로듀스' 시리즈를 애정을 가지고 응원해 주셨던 모든 시청자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 사과가 진정성을 갖기 위해선 재발 방지 약속을 잘 지키는 것도 필요하다. '프로듀스 101' 시리즈 조작에 분노한 많은 시청자들은 Mnet의 행보를 더 예리하게 지켜보고 있다. 신뢰 회복의 과제를 Mnet이 어떻게 풀어갈지 계속 귀추가 주목된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