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전체 앱 생태계로 적용을 확대하겠다고 선언한 '앱 통행세'(인앱결제 수수료)로 인해 내년 국내 총생산(GDP)이 3조원 가량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구글 '앱 통행세' 피해 규모가 추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단순히 앱 개발사 매출이 떨어지는 것을 넘어 각종 문화산업 자체가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면서, 구글 정책에 대한 업계 반발은 점점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20일 한국인터넷기업협회가 개최한 토론회에서 유병준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구글이 앱 통행세를 확대할 경우 내년엔 총 2조9,408억원에 달하는 국내 총생산이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특히 노동 감소 효과가 1만8,220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돼 국내 산업계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연간 10.6%씩 앱 장터 시장 규모가 커진다는 가정 하에 추정된 수치로, 게임 및 콘텐츠 산업뿐 아니라 과학 및 기술업과 운수업에까지 끼칠 영향이 함께 고려됐다.
특히 구글 통행세는 대기업보다는 규모가 작은 기업에 더욱 치명적일 것으로 보인다. 유 교수는 "단기적으로는 영업이익률이 감소하는 정도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기업 가치가 하락하는 결과가 초래될 것"이라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 기업이 이윤을 극대화할 수 있는 가격 인상률인 16.7% 가량 콘텐츠 가격을 올린다면 소비자들의 부담은 1,760억원이 늘어나게 된다"고 경고했다.
구글의 '앱 통행세'로 인한 콘텐츠 업계 피해 규모가 구체적으로 추산된 것은 처음이다. 그 동안 구글은 새롭게 수수료 30% 적용을 받게 되는 앱은 전체의 1%, 숫자로 따지면 100개도 되지 않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콘텐츠 업계에서는 이것이 '착시효과'라고 반박하고 있다. 100개 앱 안에 네이버웹툰이나 카카오페이지, 멜론, 웨이브 등 국민 대부분이 매일같이 드나드는 국내 대표 콘텐츠 앱이 포함돼 있기 때문에 수십, 수백만 콘텐츠 생산자들의 '밥줄'이 걸린 문제라는 것이다.
특히 이번에 추산된 피해 규모는 앱 개발사뿐 아니라 웹툰이나 웹소설, 음악, 영상 창작자들이 함께 떠안아야 하는 금액이다. 유재진 한국음반산업협회 경영지원국장은 "과도한 플랫폼 결제 수수료는 저작권료 정산에도 갈등과 혼란을 가져올 것"이라며 "현재 디지털 음악 시장 주력 상품인 월정액 스트리밍 상품에서 가수는 실연자들과 함께 발생 매출의 약 6.25%를 정산받는데, 만약 구글 수수료가 여기에 끼어든다면 30%가량의 손해가 아티스트에게 전가될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당장 수수료율이 한꺼번에 뛰어오르면서 소비자 피해도 예상된다. 이미 30% 수수료 인앱결제가 강제되고 있던 애플에선 디지털 콘텐츠를 판매할 때 구글에 비해 높은 가격을 받고 있다. 김현경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웨이브의 경우 구글은 7,900원이지만 애플은 1만1,500원이고, 멜론은 구글 1만900원, 애플 1만5,000원이다"며 "구글이 인앱결제 정책을 강제하면 소비자가가 올라갈 것이고, 이는 소비자 회피로 이어져 결국 앱 산업 전체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