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SF ‘즐기기’ 넘어 이제는 SF ‘제대로 알기’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SF ‘즐기기’ 넘어 이제는 SF ‘제대로 알기’

입력
2020.11.21 13:30
수정
2020.11.21 14:24
0 0

어떤 장르가 가장 ‘핫’한지 알아보려면, 그것을 ‘둘러싼’ 이야기들이 얼마나 쏟아지는지 살펴보면 된다. 시장이 커질수록 주변부가 넓고 다양해지기 때문이다. 지금 여기, 한국 문학에서 가장 뜨거운 장르는 두말할 것 없이 SF다. 온라인 서점의 한국 소설 판매량은 SF소설의 기세를 등에 업고 최다 판매량을 기록했다. 신인 SF작가들도 쏟아진다. 그만큼 SF평론과 SF에세이, SF이론서 등도 다양하게 출간되고 있다. SF문학의 매력에 눈 뜬 독자들을 위해, ‘즐기기’를 넘어 ‘알기’로 이끌어줄 SF 관련 서적들을 살펴봤다.

◆ SF 세계에 입문한 당신을 위한 친절한 가이드

'SF, 이 좋은 걸 이제 알았다니', 'SF는 정말 끝내주는데', 'SF 거장과 걸작의 연대기'

'SF, 이 좋은 걸 이제 알았다니', 'SF는 정말 끝내주는데', 'SF 거장과 걸작의 연대기'


이제 막 SF 세계에 입문했다면, 성실한 가이드 역할을 해줄 이 세 권의 책을 참조해보자. ‘SF, 이 좋은 걸 이제 알았다니’(구픽)는 SF작가 이경희가 계보나 개념에 대해 잘 몰라도 SF를 즐기고 이해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론을 전해주는 책이다. 300여편의 소설과 150여편의 영화를 예시로 들며 초심자와 마니아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SF는 정말 끝내주는데’(에이플랫)는 다양한 지면에서 SF와 장르소설에 대한 글을 써온 SF칼럼니스트 심완선의 첫 단독 저작이다. 옥타비아 버틀러, 어슐러 K. 르 귄 같은 해외 거장의 작품부터 김보영, 배명훈 등 국내 작가들의 작품까지 다양하게 아우르며 SF라는 장르를 조망한다.

‘SF거장과 걸작의 연대기’(돌베개)는 제목 그대로 걸작의 세계를 여행할 여행자들을 위한 충실한 가이드북이다. ‘프랑켄슈타인’의 메리 셸리부터 중국 SF의 굴기 류츠신까지 시대를 넘나들며 거장들의 SF 세계를 안내한다.

◆ SF, 색다르게 읽어보고 싶다면

'SF 유니버스를 여행하는 과학 이야기', '미래에서 온 외계인 보고서', '순정만화에서 SF의 계보를 찾다'

'SF 유니버스를 여행하는 과학 이야기', '미래에서 온 외계인 보고서', '순정만화에서 SF의 계보를 찾다'


SF라는 세계에 어느 정도 적응이 됐다면, 아래의 책들을 통해 SF 이야기 속 숨겨져 있는 ‘비밀 스폿’을 발견하는 즐거움을 느껴보자. ‘SF 유니버스를 여행하는 과학 이야기’(요다)는 전홍식 SF&판타지 도서관장이 유전 공학, 로봇, 인공 지능, 사이보그, 네트워크까지 ‘과학’을 키워드로 SF에 접근한 책이다. SF의 기반이 되는 과학들에 대한 기본 상식을 탐구해나가다 보면 SF 이야기에 대한 자신감이 붙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서울SF아카이브 대표이자 교양 과학 저술가인 박상준 작가의 ‘미래에서 온 외계인 보고서’(을유문화사) 역시 과학을 매개로 SF 이야기 속 설정을 풀어낸 책이다. 냉동인간부터 외계인에 이르기까지 SF에서 자주 다뤄지는 설정을 소개하며 그 이면에 숨은 과학 원리를 알기 쉽게 설명해준다.

한국 순정만화와 SF를 교차시킨 책도 있다. ‘순정만화에서 SF의 계보를 찾다’(구픽)는 SF작가이자 순정만화 스토리 작가인 전혜진이 1980년대 이후부터 한국 순정만화에서 꾸준히 등장한 SF 자취들을 파헤친 책이다. 강경옥의 ‘별빛속에’부터 천계영의 ‘좋아하면 울리는’까지, 상업성과 작품성 모두에서 뛰어난 성취를 이룬 30여편의 한국 대표 순정 SF만화들의 계보를 훑는다.

◆SF작가들의 머릿속이 궁금한 이들을 위한 에세이

'밤의 언어', 'SF작가입니다'

'밤의 언어', 'SF작가입니다'


도대체 평소 무슨 생각을 하기에 이런 이야기들을 써내는지, SF작가들의 머릿속이 궁금했던 이들에게는 SF작가들의 에세이를 추천한다. ‘밤의 언어’(서커스)는 판타지와 SF의 대모인 어슐러 K. 르 귄이 가장 왕성하게 창작 활동을 하던 1970년대 후반에 발표한 첫 에세이집이다. 르 귄이 장르문학에 대해 쓴 가장 중요한 에세이들만을 모은 책이다. 장르문학에 대한 작가의 신념과 애정을 만나볼 수 있다.

‘SF작가입니다’(문학과지성사)는 올해로 데뷔 15년을 맞은 국내 대표 SF작가 배명훈의 첫 에세이다. 2009년 첫 소설집 ‘타워’로 한국 SF의 새로운 가능성을 알렸던 작가가 SF작가로서의 ‘삶’과 ‘소설’에 관해 솔직담백하게 풀어냈다.

◆ 한 발짝 더, 심화 학습자를 위한 이론서

'에스에프 에스프리', 'SF는 어떻게 여자들의 놀이터가 되었나', 'SF는 공상하지 않는다'

'에스에프 에스프리', 'SF는 어떻게 여자들의 놀이터가 되었나', 'SF는 공상하지 않는다'


SF 세계에 자신감이 충분히 붙었다면, 보다 심화된 이론서를 통해 SF에 대한 이해를 한층 높일 때다. 셰릴 빈트의 ‘에스에프 에스프리’(아르테)는 기존에 한국에 번역돼 온 SF 이론서들이 대부분 연대기 순으로 SF를 설명해 온 것과 달리, ‘시간적 설명보다는 개념적 설명 방식’을 통해 작가와 독자, 때로는 출판사와 시장, 이론가들이 함께 만들어온 SF 장르를 다양한 작품과 에피소드를 통해 흥미진진하게 소개한다.

조애나 러스의 ‘SF는 어떻게 여자들의 놀이터가 되었나’(포도밭출판사)는 SF작가이자 비평가, 페미니스트이자 퀴어 활동가였던 조애나 러스의 SF비평집이자 페미니즘 SF비평의 출발점이라 할 수 있는 책이다. 현대 문명과 페미니즘, 여성의 글쓰기와 같은 주제를 SF 장르를 통해 사유하며 SF가 젠더 역할과 문화의 구속으로부터 우리를 자유롭게 하는 진정한 ‘놀이터’가 될 수 있음을 역설한다.

‘SF는 공상하지 않는다’는 과감한 사유로 비평적 영토를 새롭게 개척해온 문학평론가 복도훈의 SF평론집이다. 저자가 2008년부터 2018년까지 10년에 걸쳐 쓴 글을 한데 모은 것으로, 본격적으로 한국 SF문학 비평을 주제로 삼은 국내 최초의 단행본이기도 하다. 한국 문학 장 안에서 발표된 SF소설 비평과 작가론부터 북한 과학환상문학까지, 진지하게 그간 작품의 생산은 활발했지만 제대로 된 비평은 정착하지 못했던 한국 SF의 지형도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한소범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