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재확산 위기에 사회적 거리두기가 1.5단계로 격상되면서 공연장도 19일부터 다시 객석 띄어 앉기를 시작했다. 다섯 단계로 나눈 새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1.5단계에선 ‘다른 일행 간 좌석 띄우기’가 적용된다. 일행끼리는 나란히 앉고 그 사이에 한 좌석을 비우는 방식이다. 지난 7일 객석 띄어 앉기 해제로 한숨 돌렸던 공연계는 다시 울상이다. 다만, 이 같은 상황을 미리 예상하고 대비한 덕분에 이전보다 혼란은 덜하다.
국공립 공연장을 비롯 여러 민간 공연들은 객석을 전부 쓸 수 있게 된 뒤에도 자체적으로 객석 띄어 앉기를 유지해 왔다. 여러 묘수도 동원됐다. 처음엔 좌석을 한 칸씩 띄고 예매를 받은 뒤, 추후에 비워 둔 좌석을 추가로 판매하는 것이다. 추가 예매 때는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에 따라 좌석이 취소될 수 있다고 미리 고지했다.
뮤지컬 ‘호프: 읽히지 않은 책과 읽히지 않은 인생’이 바로 그런 사례다. 개막 이틀 전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이 결정되면서 개막 당일인 19일부터 1.5단계 지침이 적용됐지만 공연에 차질을 빚지는 않았다. ‘호프’ 관계자는 “추가 예매를 받은 좌석이 취소될 수 있다고 사전에 충분히 안내를 했던 터라 다행히 관객들도 양해해 주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잔여석을 팔지 않는 방식으로 공연장 밀집도를 낮추기도 한다. 1.5단계 격상 직전 개막한 뮤지컬 ‘몬테크리스토’와 ‘그날들’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노트르담 드 파리’, 연극 ‘아마데우스’ 등은 19~22일에 한해 남은 좌석 판매를 중단했다. 이후 24일부터는 전체 예매를 일괄 취소한 뒤 1.5단계 지침을 적용한 좌석제로 재오픈한다. 향후 1단계로 완화되면 비워 둔 좌석은 추가로 판매한다.
예매 대상 기간도 1~2주 단위로 짧게 잡는다. 언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조정될지 모르기 때문이다. 캐스팅 조합을 따지는 관객에게는 선택지가 많지 않아서 예매량이 줄 수 있지만, 전체 좌석 취소와 재예매를 반복하는 혼란은 최소화할 수 있다. 그나마 1.5단계는 일행 간 거리두기이지만, 2단계가 되면 무조건 한 좌석씩 띄어야 한다.
연말 성수기를 맞아 대극장 뮤지컬이 잇따라 개막하면서 서서히 활기를 띠던 공연계는 긴장 속에 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 제작사 관계자는 “전 좌석을 오픈할 경우엔 좌석 판매율이 70% 가까이 올라가지만, 띄어 앉기를 하면 관객들의 심리가 위축돼서 가용 좌석수가 절반밖에 안 되는데도 판매율은 오히려 떨어진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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