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군 관련 법 개정 안되면 사업 조정 검토 중
환경단체들 "기재부 한걸음모델, 갈등만 조장"
멸종위기종 반달가슴곰이 사는 지리산에 산악열차와 모노레일 등을 건설하는 '알프스 하동 프로젝트'를 둘러싸고 지방자치단체와 환경단체 간 갈등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하동군이 사업내용을 조정해 현행 법령 내에서 사업 추진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지리산산악열차반대대책위원회와 한국환경회의는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획재정부 한걸음모델 규탄 및 국회 농성 돌입 기자회견'을 열고 "하동군이 법 개정을 하지 않는 방안으로 산악열차를 추진하겠다고 기획재정부에 최종 통보했다"며 "이를 기획한 기재부와 혁신성장 추진단에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밝혔다.
기재부는 올해 6월 사회적 타협 메커니즘인 '한걸음 모델'의 산림 관광 과제로 알프스 하동 프로젝트를 선정하고 학계, 전문가, 지역주민, 사업자, 관계부처가 참석한 산림관광상생조정기구를 구성했다. 국유림을 활용해야 하는 프로젝트가 국유림법과 산지관리법 등으로 불가능한데다 환경단체와 지역주민들의 반발이 커지면서 이해당사자 간 갈등으로 인해 진행되지 못하고 있는 점을 근거로 정부가 중재에 나선 것이다. 그 과정에서 최근 반달곰이 서식하는 게 확인되면서 사업 추진 여부와 방식에 대한 비판이 커졌다.
지금까지 조정기구는 6차례 회의를 열었지만 프로젝트의 사업타당성보고서 등 사업세부계획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 반달곰 서식 여부가 간과됐다는 문제 등이 불거지면서 타협점을 찾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하동군이 일부 시설을 조정해 현행 법령 안에서 사업을 추진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책위 관계자는 "하동군이 법 개정 없이 사업을 추진한다는 것은 이 프로젝트가 한걸음모델 의제에 적합하지 않음을 드러냈다"며 "기재부는 갈등만 조장하는 한걸음모델 상생조정기구를 즉시 해체하고 권고안 채택 시도를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리산 산악열차가 한걸음모델로 채택된 후부터 대타협과 상생이 아니라 분열과 갈등만 조장되고 있다"며 "그린뉴딜과 저탄소사회를 지향한다는 문재인 정부의 정책 방향과는 반대로 대규모 산림파괴와 멸종위기종 반달가슴곰 서식지 파괴, 보전산림 개발 등이 필연적이라서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책위는 "기재부 개입으로 지역사회가 분열과 갈등이 초래된 것에 대해 홍남기 기재부 장관은 사과하고 이를 기획한 혁신성장 추진단에는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하동군 측은 "아직까지 확정된 사안이 없다"면서도 "법 개정 없이 사업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검토 중인 것은 맞다"고 시인했다. 기재부 측은 "조정기구 위원들에게 의견을 취합해 정리하고 있는 중"이라며 "아직 결정된 사안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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