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왕중왕전인 ATP 파이널스에서 20대 젊은 선수들의 선전이 계속되고 있다. 24세 다닐 메드베데프(러시아·4위)와 27세 도미니크 팀(27·3위)는 각각 세계 테니스 대회를 호령하고 있는 세계랭킹 1위 노바크 조코비치(33·세르비아)와 2위 라파엘 나달(34·스페인)을 꺾고 준결승행 티켓을 손에 거머쥐었다.
메드베데프는 19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디 오투 아레나 실내 하드코트에서 끝난 '도쿄 1970조' 2차전에서 조코비치를 1시간 21분 만에 2-0(6-3 6-3)으로 꺾었다. 이로써 지난 2일 파리 마스터스에서 우승한 메드베데프는 7연승을 내달리며 상승세를 이어나갔다. 반면 올해 나선 경기에서 패배라곤 단 3회밖에 기록하지 않은 조코비치는 마지막 대회에서 패배 횟수를 4회로 늘렸다.
8명의 테니스 톱 랭커들만 참여하는 '왕중앙전' ATP 파이널스는 단판 토너먼트 식이 아닌, 라운드 로빈 방식으로 예선전을 치른다. 도쿄1970조와 런던2020조로 나뉜 선수들은 각각 3연전을 치르고, 조 1·2위를 차지해야 준결승전에 오를 수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세계 테니스를 호령하고 있는 테니스 톱3(조코비치·나달·로저 페더러)는 최근 3년간 예선 통과도 힘들었다. 3년 동안 조코비치가 단 한 번 결승 무대를 밟은 게 전부였다. 반면 20대 선수들은 펄펄 날고 있다. 2017년 그리고르 디미트로프(29·불가리아·19위)를 시작으로 알렉산더 즈베레프(23·독일·7위), 스테파노스 치치파스(22·그리스·6위)까지 전부 20대 선수들이 우승컵을 안아 들었다.
일찍이 시즌 아웃을 선언한 로저 페더러(39·스위스·5위)를 제외하고 올해 ATP파이널스에 참가한 테니스 톱2 조코비치와 나달은 나란히 1승 1패를 안고 마지막 경기를 기다리고 있다. 마지막 예선전에서 지기라도 한다면 예선 통과조차 어렵다.
이날 경기에서 조코비치는 일방적으로 밀렸다. 그는 메드베데프(12개)보다 두 배 많은 24개의 실책을 범했다. 더블폴트도 5개나 됐다. 반면 메드베데프는 첫 세트 7번째 게임에서 무려 5번의 듀스 끝에 브레이크 포인트를 따내는 등 체력을 크게 소모했으나 지친 기색 없이 경기에 임했다. 이후로 7점을 연달아 따내며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조코비치는 경기 후 ATP투어를 통해 “톱 랭커들과 경기하면서 7게임을 연달아 내준 적은 처음”이라며 “실책도 여러 차례 범했고, 평소 내 경기와 몸 상태보다 좋지 못했던 것 같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또 “메드베데프가 더 나았고, (패배에 대해)의심할 여지 없다”고 덧붙였다. 메드베데프는 “조코비치가 자신의 기량을 다 보여주지 못했던 것 같다”면서 “기회를 잡았다는 점에서 자신감이 차오른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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