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선거 '실패' 비판에도 자리 지켜내
18년째 민주당 이끈 최초 여성 하원의장?
78세 바이든과 '초고령 당정 지도부' 구성
미국 민주당 낸시 펠로시(80) 연방 하원의장이 내년 1월 임기를 시작하는 제117대 의회에서도 자리를 지키게 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탄핵을 주도하는 등 임기 내내 트럼프 대통령과 각을 세웠던 펠로시 의장은 조 바이든 행정부와 협력해 의료 접근성 확대와 경찰 개혁 등을 완수하겠다는 각오다.
18일(현지시간)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민주당은 이날 당내 지도부 선거를 통해 펠로시 의장을 재추대했다. 앞서 3일 대선과 함께 치러진 의회 선거를 통해 새롭게 구성되는 미 하원은 내년 1월부터 임기가 시작된다. 정식 선출을 위해선 하원 전체 의석 436석 과반인 218석이 필요한데, 민주당은 이미 하원 의석 219석을 확보한 상태다. 신문은 “개표 결과에 따라 민주당이 222석까지 얻을 수 있다”고 예측했다.
기대에 못 미친 이번 선거 결과에도 펠로시 의장의 재추대는 기정사실로 여겨졌다. 선거 직전까지 민주당이 대선과 상ㆍ하원 선거를 석권하는 ‘블루 웨이브’가 기대됐으나 오히려 최소 10개의 의석을 잃어 제2차 세계대전 후 가장 적은 수의 하원 다수당이 됐다. 그럼에도 당내에서 그에게 맞설만한 후보는 나타나지 않았다. 미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펠로시는 당을 위해 기록적인 액수의 후원금을 모았고 지난 4년간 트럼프 대통령과 격렬히 대립한 것은 정치비평가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분석했다.
펠로시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에 전투적 공세를 펼치면서 입지를 다져왔다. 트럼프 탄핵 정국을 끌어 간 주역이고 멕시코 국경장벽 예산을 포함한 2019년도 정부 예산안 처리를 거부하며 미 역사상 최장기간 연방정부 셧다운(일시 업무중지)을 일으킨 장본인이기도 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결국 일부 예산을 철회해야 했다. 올해 2월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 국정연설 후 자신의 악수를 거절하자 대통령에게 건네 받은 연설문 종이를 그 자리에서 찢어버리며 분노를 여과 없이 표출했다.
이에 따라 80세인 펠로시 의장은 78세의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과 함께 초고령 ‘당정 지도부’를 구성하게 됐다. 그는 2003년부터 무려 18년간 하원 민주당 당대표 역할을 맡아왔다. 2003~2007년 최초의 여성 하원의장을 지냈고, 2018년 중간선거에서 승리하면서 지난해 다시 하원의장 자리에 앉았다. 펠로시는 이날 취재진과 만나 2018년 중간선거 당시 “4년 뒤 의장 자리를 내놓겠다”고 한 약속을 지키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NYT는 “펠로시 의장은 바이든 행정부의 의제를 전달하고, 당내 갈등을 빚고 있는 진보와 온건파 조율이라는 과제를 떠안게 됐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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