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 고분 위 무개념 주차 운전자 경찰 조사 받는다

경주시, 20대 운전자 문화재보호법 위반으로 고발

경주 족샘지구 79호 고분 정상에 걸터 앉아 있는 SUV. 페이스북 캠처

경주의 대표 유적인 왕족 고분 정상에 자신의 차를 세워 온라인 상에서 공분을 부른 운전자가 경찰 조사를 받게 됐다.

경북 경주시는 18일 스포츠유틸리티(SUV) 차량 운전자인 20대 남성 A씨를 문화재보호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A씨는 15일 오후 1시30분쯤 경주의 대표 유적인 쪽샘지구 79호분 위에 흰색 SUV차량을 무단으로 몰고 가 잠시 세운 혐의를 받는다. 당시 묘역 옆으로 높이 3m크기의 안전 펜스가 설치돼 있었으나 A씨는 펜스 사이로 차를 몰고 올라간 것으로 알려졌다.

A씨의 이런 행동은 한 시민이 고분 위에 떡하니 서 있는 그의 차량을 사진으로 찍어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면서 외부로 알려졌다. 그의 무개념 주차에 인터넷에는 하루 종일 공분의 비난 댓글이 달렸다.

경주시는 나흘만인 이날 SUV 운전자가 경주 인근 지역에 사는 20대 초반의 남성인 것을 확인하고, 그를 불러 사실 관계를 확인했다. 이 남성은 조사에서 “경주에 놀러 갔다가 고분인 줄 모르고 올라갔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주 대릉원 옆 쪽샘지구는 4∼6세기 조성된 삼국시대 신라 왕족과 귀족들의 묘역이다.

이종구 기자 minjung@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