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눈을 뜰 때 눈이 뻑뻑하고 따가운 통증을 느끼면 안구건조증으로 여기기 쉽다. 하지만 매일 아침 눈을 뜰 때마다 찢어지는 듯한 통증이 반복되어 눈을 뜨기 힘들다면 ‘재발성 각막상피 미란’일 수 있다.
‘반복각막짓무름’으로 불리는 재발성 각막상피 미란은 주로 손톱ㆍ종이ㆍ나뭇가지에 긁혀 벗겨진 각막상피가 제대로 각막기질에 붙지 못하고 계속 벗겨지는 질환이다.
각막상피가 각막기질에 잘 부착될 수 있도록 각막상피세포는 그 사이에 결합체를 형성한다. 해당 결합체는 접착제 역할을 하는데, 각막상피세포가 손상되면 자연히 결합체도 손상돼 접착력이 떨어진다. 또 긁히는 등 외상 외에도 눈썹 찔림, 각막상피세포 유전 이상, 당뇨병 등으로 인해 각막상피가 벗겨지면서 생길 수 있다.
재발성 각막상피 미란은 통증, 안통, 눈물 흘림, 눈부심, 이물감 등이 동반한다. 각막에 작은 외상이 생기면 누구나 발생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진단 시 자세한 과거력 문진이 꼭 필요하다.
진단이 늦어지면서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자주 재발하기에 한 번 걸린 환자는 잠자는 것을 두려워하는 정도로 불안감을 느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눈을 비비거나 아침에 눈을 뜨는 것과 같은 약한 자극에도 쉽게 벗겨질 수 있어 일상생활에 큰 고통을 준다.
각막상피가 벗겨지면 통증뿐만 아니라 감염에도 취약해져 눈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각막 제일 바깥쪽에 위치한 각막상피는 눈을 보호하는 1차 방어선의 역할을 한다.
각막상피가 벗겨지면 세균ㆍ바이러스 등에 쉽게 노출돼 쉽게 감염된다. 간혹 아침에 증상을 느껴도 낮에는 증상이 가라앉아 병원을 찾지 않고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작은 외상이라도 눈 건강을 위해서는 자세한 문진 및 검사를 통해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질환이 발견됐을 때 심한 각막염이 동반되지 않았다면 모든 환자에게 1차적으로 보존적 치료를 시행한다. 인공 눈물, 치료용 콘택트렌즈 착용, 압박안대, 안연고 사용 등 환자 상태에 따라 선택적으로 적용한다. 치료용 콘택트렌즈의 경우 렌즈 착용 자체가 감염을 유발해 각막염으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 인자이므로 점안 항생제를 함께 사용한다.
이러한 보존적 치료에도 효과가 없으면 수술도 고려할 수 있다. 수술은 표층각막절제술, 주삿바늘로 각막 표면을 찌르는 전부기질천자술, 엑시머레이저를 이용한 치료레이저각막절제술 등이 있다. 이 가운데 절제하는 병변 부위가 국소적인 표층각막절제술이나 주사바늘을 이용하는 전부기질천자술은 큰 부담 없이 시행할 수 있다. 여러 치료과정을 거쳤음에도 불구하고 자주 재발한다면 치료레이저각막절제술을 시행할 수 있다.
김국영 김안과병원 각막센터 전문의는 “보통은 눈이 찢어지는 듯한 느낌이 들면 건조증과 혼동할 수 있어 인공눈물을 점안해 증상을 완화한다”며 “심한 건조증, 쓰라림 같은 통증, 이물감 등이 아침마다 지속된다면 병원을 방문해 검진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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