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시즌 20승을 찍으며 리그 최고 에이스로 꼽혔던 라울 알칸타라(28ㆍ두산)가 포스트시즌에서 흔들리고 있다.
알칸타라는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KBO 한국시리즈 1차전 NC와 경기에서 5이닝 동안 홈런 1개 포함 7안타를 맞으며 4실점, 패전 투수가 됐다.
지난 5일 LG와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는 5회도 채우지 못한 채(4.1이닝) 홈런 3개 포함 6피안타 4실점으로 일찌감치 마운드를 내려왔다. 12일 KT와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도 7.2이닝 동안 3실점하며 패전 투수가 됐다. 이닝은 많이 버텼지만 삼진은 5개에 그쳤고 득점권에도 여러 번 주자를 허용하는 등 정규시즌에서 보여준 ‘리그 에이스’로서의 위력은 반감된 상태였다. 가을 야구 3경기에서 평균자책점이 무려 5.82에 달한다.
알칸타라는 올해 정규시즌 31경기에서 20승(2패)에 평균자책점 2.54(4위)로 압도적인 성적을 냈다. 퀄리티스타트만 27경기(1위)나 됐다. 두산이 부상 선수가 속출한 가운데서도 3위로 정규시즌을 마무리한 것도 알칸타라의 공이 절대적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하지만 막상 가을야구에선 ‘20승 투수’의 위력이 나오지 않고 있다. 특히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전문가들과 팬들이 두산의 막강한 ‘원투 펀치’(알칸타라, 플렉센)를 예상했던 점을 고려하면 더욱 더 기대 이하의 성적이다.
구속 저하가 가장 눈에 띈다. KBO공식통계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정규 시즌 알칸타라의 주무기인 빠른공 평균 구속은 152.7㎞, 포크볼은 137.8㎞에 달했다. 하지만 준플레이오프에서는 151.1㎞, 135.8㎞로 주춤했고, 이후 플레이오프 150.9㎞, 137.0㎞, 한국시리즈 150.7㎞, 137.7㎞로 점점 떨어지고 있다.
“체력 부담 때문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알칸타라는 정규시즌에서 198.2이닝을 소화했고 포스트시즌에서도 17이닝(3경기)을 소화했다. 수치상으로 올 한해 무려 215.2이닝을 소화한 셈이다. 특히 치열한 순위싸움으로 총력전이 이어진 시즌 막판엔 4일 휴식 후 마운드에 오르는 강행군을 소화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알칸타라의 몸 상태에 대해 “문제 없다”는 분석이다. 다만 “게임 운영이 부족했다”면서 “위기에 몰리면 공을 막 던지는데 NC 선수들이 실투를 안 놓쳤다”라고 말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