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 집계
"지주사 수익, 배당보다 컨설팅·부동산 임대료 의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대기업집단(전환집단)이 여전히 지주회사 밖에 161개 계열사를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중 절반 이상은 최대주주 일가의 보유 지분이 상당해 부당한 내부거래에 나설 우려가 높다. 또 대기업 지주회사의 지난해 매출액 중 절반 이상은 계열사로부터 받은 브랜드 사용료, 부동산 임대료 등이었다.
‘지주사 밖 계열사’ 161개… 사익편취 악용 우려
공정거래위원회가 18일 발표한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현황 분석에 따르면, ‘지주사 전환집단’ 22개의 계열사 중 총수일가가 지주사 밖에서 보유 중인 계열사는 161개에 달한다.
지주사 체제 밖 계열사 중 절반은 총수 일가가 지분 30%(비상장 회사는 20%) 이상을 보유해 공정위의 '사익편취 규제' 대상이다. 규제 대상 회사가 50% 초과 지분을 보유하는 등 이른바 ‘사각지대 회사’(34개)까지 더하면 지주사 밖 계열사 중 70.8%(114개)가 공정위의 관찰 대상이다.
공정위가 지주사 밖의 자회사를 주시하는 건 총수 일가가 이들을 활용해 지주사를 간접 지배하는 사례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하림 2세가 100% 지분을 보유한 올품은 하림지주 4.3%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애경그룹의 AKIS(동일인 2세 지분 94.4%)는 AK홀딩스 지분 10.4%를 보유 중이다.
이들은 또 최대주주 일가를 위한 내부거래에 나설 수도 있다. 구성림 공정위 지주회사과장은 “체제 밖 계열사 중 사익편취 규제 대상 회사가 늘어나면서 총수 일가가 지주회사와 체제 밖 계열사 사이의 부당 내부거래에 나설 우려도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기업 지주회사, 컨설팅 수입>배당
공정위가 지목한 대기업 지주사의 또 다른 문제점은 비정상적인 수익 구조다. 이들은 자회사로부터 받는 배당보다 각종 수수료 수익(브랜드 수수료, 부동산 임대료, 컨설팅 수수료)이 더 많다.
전환집단의 배당 외 수익 비중은 51.9%로 배당수익(40.9%)보다 11.0%포인트 많았다. 이들 전환집단을 제외한 일반 지주회사는 배당수익(45.7%)이 배당 외 수익(38.4%) 보다 많다.
전환집단 중 부영(100%), 셀트리온홀딩스(100%) 등 7개사는 전체 매출의 70% 이상이 자회사로부터 받은 수수료였다. 부영과 셀트리온홀딩스 외에 한라홀딩스(2%), 효성(20%) 등 총 9개사는 배당수익 비중이 30%에 못미쳤다.
공정위는 지주사 제도의 취지가 주식을 통한 소속회사 지배인 만큼 배당이 주 수입원이 돼야 한다고 말한다. 과도한 수수료 지출이 배당에 악영향을 준다면, 자회사 입장에서는 지주사와 일반 주주 사이 이해상충 문제로도 이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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