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RCEP 배제된 대만은 '아시아의 외딴 섬'?
TPP도 참여 못할 것, 美와 경제대화는 위선"
BRICS도 끌어들여... 美, 전략폭격기로 응수

리커창(왼쪽) 중국 총리가 15일 박수를 치는 가운데 중산 상무부장이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서명문을 들어 보이고 있다. 베이징=AFP 연합뉴스
무력시위로 대만을 위협하던 중국이 이번엔 경제블록을 앞세워 대만을 고립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 20일 미국과의 경제협력대화로 돌파구를 모색하려는 대만의 의욕을 아예 꺾어놓겠다는 차원이다. 미국은 대만 인근 동중국해로 전략폭격기를 투입해 대중 강경대응 의지를 거듭 밝혔다.
중국은 대만이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에 참여하지 않은 것을 두고 "아시아의 '외딴 섬'으로 전락했다"고 주장했다. RCEP 회원국 간 무관세 적용 비율이 90%에 달해 이들과 경쟁하는 대만은 일부 첨단산업을 제외하면 기존 산업 대부분이 몰락할 것이란 얘기다. 실제 대만은 전체 교역의 58%를 RCEP 15개 회원국에 의존하고 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18일 "관세인하 대열에 합류하지 못한 대만은 고통스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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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잉원 대만 총통. 타이베이=로이터 연합뉴스
이에 대만 정부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기대를 걸고 있다. 미국이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복귀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것이다. 하지만 대만과 중국의 관계를 고려하면 낙관하기 어렵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대만의 올해 상반기 대중 무역은 지난해보다 9.8%나 성장해 전체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42%로 늘었다. 경제만 놓고 보면 중국의 영향력이 더 커진 셈이다.
미중관계가 개선될 경우에도 대만의 입지는 좁아진다. 중국 중앙망은 "대만은 RCEP과 TPP 어디에도 진입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그래서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기 위해 미국의 볼모를 자처하며 비위를 맞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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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7일 제12차 브릭스(BRICS) 정상회의에 참석해 화상을 통해 연설하고 있다. 베이징=신화 뉴시스
대만은 경제부 차관을 비롯한 7명의 각료가 20일 경제대화에 참석한다. 미국에서는 키스 크라크 국무부 경제담당 차관이 대표로 나선다. 경제대화를 미 무역대표부(USTR)가 아닌 국무부가 주도하는 건 트럼프 행정부가 임기 막바지까지 중국을 압박하려는 정치적 목적이 크다는 점을 보여준다. 중국이 "경제대화는 위선"이라고 비난하는 이유다.
중국은 RCEP에 이어 브릭스(BRICS: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를 끌어들여 미국과 대만에 맞선 '블록'의 힘을 과시했다. 전날 화상으로 열린 브릭스 정상회의에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세계 시장과 통합, 글로벌 협력, 성장을 위한 기회 창출에 적극 나설 것"이라며 푸젠성 샤먼에 신산업혁명 혁신센터를 만드는 구상을 공식화했다. 미국과의 디지털 기술 경쟁에 우방국을 끌어들인 것이다.
미국은 군사력으로 응수했다. 전날 괌에서 이륙한 스텔스 전략폭격기 B-1B 랜서 2대가 동중국해의 중국 방공식별구역(CADIZ)에 진입했다. 중국 해군이 대규모 훈련을 벌이고 있는 곳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미국이 중국에게 보내는 직설적인 경고"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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