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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제약사들 "유전자 백신만으론 한계"... 코로나 단백질 백신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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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제약사들 "유전자 백신만으론 한계"... 코로나 단백질 백신 집중

입력
2020.11.18 10:17
수정
2020.11.18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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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업계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은?
대부분 전통 제조 방식 단백질 백신
화이자·모더나 RNA 백신 긍정 결과에 깜짝
"보편성 높은 백신 제품 수요 생길 것"?
주요 제조사들 투 트랙 전략?
"유전자 백신 위탁생산, 단백질 백신 국산 개발"

7월 27일 미국 뉴욕 하퍼스빌에서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 참여자가 미국 바이오기업 모더나의 백신 후보물질을 투여받고 있다. 하퍼스빌=AP/뉴시스

7월 27일 미국 뉴욕 하퍼스빌에서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 참여자가 미국 바이오기업 모더나의 백신 후보물질을 투여받고 있다. 하퍼스빌=AP/뉴시스


다국적제약사 화이자와 미국 바이오기업 모더나가 잇따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의 긍정적인 중간 결과를 발표하고 긴급 승인 신청을 예고하면서 코로나19 백신을 개발 중인 국내 제약사들의 속내가 복잡해졌다. 대다수 기업들이 신기술인 유전자 백신은 상용화에 한계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전통적인 단백질 백신으로 개발 방향을 잡았는데, 유전자 백신의 임상 효과가 예상을 뛰어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유전자 백신이 이른 시일 안에 출시된다 해도 보편적인 공급을 위해선 결국 전통적인 제조 방식의 백신이 필요한 만큼 국내 기업들이 개발을 가속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18일 제약업계와 과학계에 따르면 국내 제약사들의 코로나19 백신 후보들은 현재 개발 속도가 일러야 사람 대상 임상시험 초기거나 막 진입하려는 단계다. 제넥신은 건강한 사람에게 접종해 안전성을 확인하는 임상 1·2상을 진행 중이고,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달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임상 1상 허가를 신청했다. 진원생명과학도 이달 초 식약처에 임상 1·2상을 신청했고, 유바이오로직스는 신청을 준비 중이다.

이 외에 HK이노엔(옛 CJ헬스케어)은 한국화학연구원 신종바이러스융합연구단에서 백신 후보물질을 들여와 전임상(동물실험)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GC녹십자는 백신 후보물질을 발굴하고 있으며, LG화학도 바이오기업 셀리드, 스마젠과 손잡고 후보물질을 찾는 중이다.

이미 임상 3상의 중간 결과까지 발표한 화이자와 모더나, 역시 임상 3상 중인 아스트라제네카, 존슨앤드존슨, 노바백스 등 해외 기업들과 비교하면 국내 코로나19 백신 개발 속도는 크게 뒤진다. 풍부한 임상 경험과 인력, 재원을 갖춘 글로벌 제약사들이 각국 보건당국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백신 개발을 치고 나가는 상황을 국내 기업들이 따라가기엔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백신 원리가 다른 것도 속도 차이의 한 요인이다. 가장 앞선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은 주성분이 유전자(RNA)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RNA를 본떠 화학적으로 합성해 만드는데, 대량생산이 비교적 용이하기 때문에 국내 기업들도 충분히 해볼만한 기술이다. 그러나 코로나19 초기만 해도 RNA 백신은 효과가 40~50%에 머물 거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이에 국내 제약업계는 제품화한 적이 없는 RNA 백신을 굳이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해서 새로 개발하기보다 해오던 방식으로 안정적인 백신을 만드는 쪽을 택했다. 제넥신과 진원생명과학을 제외한 대다수 기업들의 코로나19 백신은 유전자 재조합 기술로 만든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단백질(항원)을 주성분으로 한다.

그런데 모더나와 화이자의 RNA 백신이 중간 결과에서 예상을 뛰어넘는 효과를 내자 국내 기업들은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 백신 개발을 지속해야 할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이제 와서 개발 방향을 갑자기 RNA 백신으로 틀기도 쉽지 않다. 백신 제조사 관계자는 “RNA 백신은 개발도 생산도 할 수는 있지만, 지금 뛰어들어 수조원 드는 임상을 감당하긴 어렵다”고 귀띔했다.

학계에선 RNA 백신이 출시된다 해도 국내 제조사들이 단백질 백신 개발을 지속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RNA 백신이 온도 조건이 까다롭고 상대적으로 비싸기 때문에 보편적인 공급을 위해선 결국 전통 제조 공정을 이용한 백신 수요가 생길 거라는 예상이다. 홍기종 대한백신학회 편집위원장 겸 건국대 교수는 “빠른 공급을 위해 현재는 RNA 백신이 필요하지만, 2, 3년 안에 유전자 재조합 백신이 따라와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주요 백신 제조사들은 해외 유전자 백신을 위탁생산하면서 자체 단백질 백신은 개발을 이어간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한편 제넥신과 진원생명과학의 코로나19 백신은 RNA가 아니라 DNA를 사용한 유전자 백신이다. DNA 백신은 주입할 때 전기자극이나 특수주사기가 필요해 접종 수용성이 낮다는 한계가 있다.

임소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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