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부정ㆍ사기 행각 있었다" 주장하면서
크렙스 사이버ㆍ인프라보안국장 돌연 해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선 후 두 번째 ‘트윗 경질’을 단행했다. 이번에는 자신의 선거 부정 주장을 반박한 국토안보부 고위 공직자가 표적이 됐다. 소송과 별개로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불복 전략이 자신의 입맛에 맞지 않는 공직자들을 내쫓는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임기 막판 거듭된 ‘인사 몽니’에 조 바이든 차기 행정부의 조각도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크리스토퍼 크렙스 국토안보부 사이버ㆍ인프라보안국(CISA) 국장을 해임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0년 선거 안보에 관한 크렙스의 최근 성명은 사망자 투표, 선거사무소 출입이 저지된 참관인들, 트럼프에서 바이든으로 표를 바꾼 투표 기계의 오류 등 대규모 부정행위와 사기행각이 있었다는 점에서 매우 부정확했다”며 “그러므로 크렙스는 CISA 국장에서 해고됐으며 이는 즉시 효력을 발휘한다”고 말했다.
크렙스 국장은 앞서 12일 발표한 성명에서 “이번 대선은 미 역사상 가장 안전한 선거였다. 표가 삭제되거나, 없어지거나, 바뀌거나 어떤 방식으로든 손상됐다는 증거는 없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잇따라 제기하고 있는 사기 선거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한 셈이다. 미 CNN방송은 “크렙스 국장은 모든 면에서 매우 순조롭게 진행된 올해 대선을 감독한 핵심 연방 국가안보 공직자 중 하나였다”고 평가했다. 트위터는 예외 없이 트럼프 대통령의 부정 선거 주장에 ‘경고 딱지’를 붙였다.
크렙스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에서 사실상 패배한 후 경질한 행정부 두 번째 고위급 인사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 마크 에스퍼 전 국방장관을 트윗 해임하면서 크리스토퍼 밀러 대테러센터장을 장관 대행으로 지명한 바 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충성파들로 채우기 위해 국방부 고위 그룹을 추가 교체할 것으로 보인다”며 “지나 헤스펠 중앙정보부(CIA) 국장에 대한 불만도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퇴임 전까지 인사 칼날을 계속 휘두를 것이란 예측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