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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강세정제'로 30초 안에 코로나 박멸?… "예방책이지 치료제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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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강세정제'로 30초 안에 코로나 박멸?… "예방책이지 치료제는 아니다"

입력
2020.11.18 13:30
수정
2020.11.18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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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카디프대 "가글로 침 속 바이러스 사멸"
"입 안 바이러스 죽여도 체내 감염은 못막아"
마스크 착용 등 코로나 예방수칙으로 적절

구강세정제. 게티이미지뱅크

구강세정제. 게티이미지뱅크

‘구강세정제’ 사용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바이러스를 빠르게 죽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그러나 단정적인 결론의 파장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크다. 사실로 판명되지 않은 내용이 퍼져 사회 혼란을 부추길 수 있기 때문이다.

영국 BBC방송은 17일(현지시간) 카디프대 시스템 면역 연구소의 보고서를 인용, 구강세정제가 최대 30초 안에 침 속 바이러스를 사멸하는 ‘유망한 징후’가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세정제에 최소 0.07%의 염화 세틸피리디늄(CPC)이 함유돼 있을 경우, 입을 헹굴 때 해당 성분이 침 속 바이러스를 완전히 제거할 수 있다는 논리다. 구강세정제와 바이러스 비활성화 간 연관성을 증명하는 연구는 지난달에도 국제학술지 ‘바이러스학저널’에 발표된 적이 있지만, 당시엔 사스코로나바이러스-2(SARS-CoV-2)가 아니라 유전적으로 유사하지만 덜 치명적인 229E 바이러스를 연구 대상으로 삼았다. 기침과 대화 등을 통해 퍼지는 비말이 코로나19의 주요 전파 통로가 되는 점을 고려하면 세정제가 효과적인 예방책이 될 수 있는 셈이다.

그러나 처방전 없이 어디서나 쉽게 구할 수 있는 상용 구강세정제의 의료 효과에 보건의학계는 우려를 쏟아내고 있다. 우선 이번 실험은 인체 구강 구조를 모방한 형태의 통제된 시험관에서 진행된 것으로, 아직 동료 연구자 검토를 거치거나 의학저널에 발표되지 않았다. 임상시험 역시 내년 초에야 영국 웨일스대병원에서 실시될 예정이다. 연구자들 역시 “이번 결과가 구강세정제가 인체 내에서 바이러스를 죽였다거나 치료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세정제가 추가적인 보호 기능을 제공할 수 있다는 명제를 증명했을 뿐이라는 설명이다. 이를테면 손씻기, 마스크 착용처럼 코로나19 예방 수칙으로 적절하다는 얘기다. 세계보건기구(WHO) 역시 구강 세척이 바이러스 감염을 억제하지 못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실제 가글액으로 입을 헹궜을 때 구내 바이러스가 비활성화된다고 해도, 이것만으로 체내 바이러스를 전부 퇴치하진 못한다. 코로나바이러스는 공기 전파를 거쳐 입과 코 외에 가글액이 닿을 수 없는 목과 폐 속에도 침투해 증식하기 때문이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는 “가글액이나 코 세척제로 몸 속 감염 바이러스를 없애려는 행위는 마치 잡초의 뿌리는 그대로 둔 채 윗부분만을 자르고 해충이 없어지길 기대하는 것만큼 헛되다”고 지적했다. 미 CNN방송 역시 카디프대의 연구 결과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확산되자 즉각 “구강세정제가 코로나바이러스로부터 당신을 구하지 못한다”면서 공중보건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 대중의 오해를 차단했다.

장채원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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