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정우가 '이웃사람'으로 스크린에 돌아왔다. 다양한 작품을 연이어 촬영하며 배우로서 에너지가 고갈됐다고 느끼던 순간, 적당한 휴식도 찾아왔다. '비우고 채우는 시간'을 가졌다는 그에게서 여유로움이 묻어났다.
17일 오후 본지와 만난 정우는 "'응답하라 1994'가 벌써 7년 전"이라는 기자의 말에 세월이 빠르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당시 정우는 쓰레기 역을 맡아 고아라와 찰떡 호흡을 보여준 바 있다.
"요즘 부산에서 드라마를 촬영하는데, 저를 보시면 '짱구'라고도 하고 '쓰레기'라고도 해요. 아직도 그렇게 불리는 게 너무 좋고 힘이 되죠. 부담이 되는 건 전혀 없어요. 굉장히 저에게는 남다른 애정이 있는 작품이기 때문에 그렇게만 될 수 있다면 평생 간직하고 싶거든요."
그는 "내가 이제 막 마흔이 넘었는데, 어떤 배우에게 대표작이라 할 작품이 두 작품 이상 생긴 거니까 감사한 일"이라며 웃었다.
많은 이들이 '인생작'으로 꼽기도 하는 '바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게 벌써 10년이 넘었으니까, 오래 기억에 남는 작품인 거 같아요. 그런 걸 더 많이 발굴하고 만났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늘 그런 작품을 만나길 갈구하죠."
그렇다면 신작 '이웃사촌'은 관객들에게 어떻게 기억되길 바라고 있을까.
"따뜻한 선물이 되면 좋겠다는 바람은 있어요. 개인적으로 제가 제 작품을 보고 어떻다 얘기하기는 민망하기도 쑥스럽기도 하지만, 다른 어떤 작품보다 큰 의미가 있는 게... 배우로서 굉장한 걸 배웠기 때문이죠. 쉽게 경험할 수 없는 것들을 경험한 현장인 거 같아요. 특히나 감독님과의 호흡에서는 더 그랬어요."
정우는 "내 눈에서 눈물이 나올 때 카메라 너머에서는 감독님도 같이 눈물을 흘리고 계셨으니까. 카메라를 통해서 배우와 감독이 정확히 비슷한 온도에 소통을 했다고 생각한다. 그런 소통이 많을수록 작품의 질은 올라간다"고 말했다.
다양한 작품에서 활약하며 제법 긴 시간 배우 생활을 한 정우에게도 목표가 있을지 궁금했다.
"최근에 어떤 유튜브를 봤는데, 목표를 안 둔다고 하더라고요. 매일매일 데일리로 성실하게 열심히 살아간다고 하는데, 그 말 자체가 굉장히 위안이 됐어요. 목표를 가지지 않고 어딘가를 걸어가는 것도 필요한 시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예전에 20대나 30대 때는 '어떤 배우가 될 거야' 하면서 세게 뛰어가고 예민하고 열정을 갖고 뛰어들었는데, 지금은 그거보다 다른 걸 채우고 싶은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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