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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희 "WTO 사무총장 최종단계서 사퇴는 없어" 속내는

입력
2020.11.17 16:01
수정
2020.11.17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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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본부장, 라디오 출연 "사무총장 컨센서스에 동참"
지난달 28일 WTO 최종 결선 발표 이후 첫 공식입장?
유 본부장의 사퇴설 일축...선거 완주 시사
유 본부장의 외교장관 발탁설엔 "전혀 뜻밖"


성윤모(왼쪽)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이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화상으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성윤모(왼쪽)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이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화상으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일각에서 제기된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후보 사퇴 가능성을 직접 일축하고 나섰다.

유 본부장은 17일 KBS 1라디오의 한 시사프로그램에 나와 "최종 단계는 누가 사퇴를 하는 것이 아닌 가능성 있는 후보를 대상으로 컨센서스(의견 일치)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유 본부장을 향한 미국의 지지 입장이 변하지 않는 한 사무총장 선거에서 자신의 후보 사퇴는 없을 것이란 얘기로 풀이된다.

유 본부장은 특히 대세와 관계없이 이번 WTO 사무총장 선거를 완주할 것이란 의사 표시도 분명히 했다. 일각에서 1위 후보와 표 차이가 크게 나는 만큼 유 본부장의 사퇴 가능성이 거론된다는 진행자의 언급에 유 본부장은 “(WTO 후보) 사퇴는 1단계, 2단계 선거에서 그 다음 단계 선거로 진출하는 후보를 결정할 때 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WTO 사무총장 선거에 나선 유 본부장은 나이지리아 후보와 함께 1ㆍ2단계를 모두 통과, 최종 후보에 오른 상태다. 유 본부장은 “실제 표 차이는 비공개로 진행되며, 지금까지 WTO 의장단에서 표 차이를 공개하거나 말한 적이 없다”며 “언론 보도를 통해 나온 표 차이는 공신력 있는 근거가 아닌 만큼, 제가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세계 최대규모의 자유무역협정(FTA)인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 (RCEP)에서 15일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이 서명된 협정문을 펼쳐보이자 박수를 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세계 최대규모의 자유무역협정(FTA)인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 (RCEP)에서 15일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이 서명된 협정문을 펼쳐보이자 박수를 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유 본부장의 이날 발언은 지난달 28일 WTO 사무총장 최종선거 결과 발표 이후 나온 첫 공식입장이다. 당시 최종 선거에서 유 본부장이 나이지리아 후보에게 득표 순에서 뒤지면서 후보 사퇴설이 불거졌다. 특히 미국이 차기 사무총장으로 유 본부장을 지지한다고 밝혔지만, 이후 미 대선에서 승리한 조 바이든 당선인이 나이지리아 후보로 미국의 지지를 선회할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에 유 본부장의 사퇴설이 수면 위로 부각됐다. 유 본부장은 이날 차기 사무총장 당선 가능성의 질문에 대해 “주요국들과 협의를 하면서 컨센서스 과정에 동참하겠다"며 “(컨센서스 과정이) 건설적인 협의를 하느라 예상보다 시간이 더 걸리는 것 같다. WTO 사무국이 있는 제네바는 (코로나19에 따른) 방역 강화 조치로 회의 개최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유 본부장은 자신의 거취 문제와 관련해 한미 외교관계를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공식적으로 유 본부장을 지지하기로 한 이상 미국의 의견을 배제한 채 독단으로 자신의 거취 문제를 결정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런데 바이든 행정부 인수위원회의 내각 인선작업이 끝나지 않으면서, 현재 유 본부장을 향한 미국의 지지가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지속될지를 협의할 한미 간 창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때문에 유 본부장으로선 바이든 행정부의 명확한 입장을 듣기 위해 결국 시간을 갖고 기다릴 수밖에 없는 처지라는 분석이다.

유 본부장은 이날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 주도의 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RCEP)에 대응해 포괄적 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에 한국의 동참을 요구할 가능성에 대해선 "바이든 행정부가 다자주의를 강화하고 우방국들과 관계를 강화하는 한편 CPTPP 가입 등 여러 가지를 검토할 것 같다"면서도 "RCEP과 TPP는 아시안 태평양지역의 무역 자유화를 도모한다는 측면에서 상호보완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날 일부 언론이 유 본부장의 외교부 장관 발탁 가능성을 보도한 데 대해선 "전혀 뜻밖의 뉴스였다"며 웃었다.

김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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