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초·중·고 학급당 학생수 20명 시대를 위한 입장문
전문가들 "학령인구 줄어드는 현실 감안해야" 신중론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17일 학교 학급당 학생수를 20명 이하로 감축하자고 교육당국에 제안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이 장기화할 것으로 전망되는 데 따른 것이다. 방역의 핵심인 학교 내 거리두기와 원활한 원격수업을 위해서는 학급당 학생수 감축이 필수적이라는 주장이다.
조 교육감은 이날 ‘유·초·중·고 학급당 학생수 20명 시대를 위한 입장문’을 통해 “코로나 위기를 맞으면서 학급당 학생수 감축의 중요성은 그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면서 “학급당 학생수 20명 시대를 열어나가는데 중앙정부, 각 시도교육청, 서울교육공동체 모두가 동참해 주실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등교수업 시 교실 내 충분한 거리두기가 가능한 수준, 원격수업 상황에서는 쌍방향 온라인 수업을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는 최소한의 여건이 학급당 20명이라는 설명이다.
조 교육감은 또 “코로나 극복 이후에도 (온라인수업으로 인한) 교육격차 심화 등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언제라도 등교가 중지되거나 등교수업-온라인수업이 일상화될 수 있는 감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시대에 학급당 학생수 감축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또 “4차 산업혁명 시대, 인공지능 시대에 우리 학생들이 개개인의 소질과 특성을 최대한 발현하여 미래사회에 적합한 인재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학생 맞춤형 교육’이 실현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학급당 학생수 감축을 위해서는 교실 증가, 교원 증원이 필수적이다. 강민정 열린민주당 의원이 국회 예산정책처에 의뢰한 학급당 학생수 20명 소요 예산 분석에 따르면 2025년 기준 교실 3만2,000개가 추가돼야 하고 이에 따른 비용만 5년간 13조7,293억원이 소요된다. 조 교육감은 “과감한 교원 증원과 재정 투입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각 시도교육청이 적극적으로 협력해 나가야 한다”면서 “중앙정부 역시 국정과제의 하나로 학급당 학생수 감축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발전적인 정책이 도출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학급당 학생수 감축이 필요하다는 주장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교원단체를 중심으로 꾸준히 제기돼왔다. 최근에는 ‘학급당 학생수 20명 이하’ 규정 조항을 교육기본법에 신설하는 내용의 ‘교육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도 국회에 발의됐다.
그러나 학령인구가 해마다 줄고 있는 현실에서 교육 관련 예산과 인력은 늘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 정교한 정책설계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시도교육청 소속 연구위원은 “교원 선발·양성 체계를 개편해야 하는 시점이고 다음달 국가교육회의에서 관련 개편안을 발표할 예정인데, (조 교육감 주장은) 학령인구 감소 상황에서도 교원 선발을 늘리자는 것”이라면서 “코로나 방역을 위해 학생 수 감축하자는 주장도 코로나19 백신 개발 속도 등을 보면 무리로 보이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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