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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도 트럼프 퇴장 전 '유대인 정착촌' 건설 대못박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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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도 트럼프 퇴장 전 '유대인 정착촌' 건설 대못박기?

입력
2020.11.16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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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예루살렘 유대인 새 정착촌 입찰 시작
트럼프 집권 말기 악용한다는 비판 거세

10일 이스라엘 정부가 동예루살렘 라마트 슐로모 지역에 건설 중인 유대인 정착촌의 모습. AP 연합뉴스

10일 이스라엘 정부가 동예루살렘 라마트 슐로모 지역에 건설 중인 유대인 정착촌의 모습. AP 연합뉴스

이스라엘 정부가 팔레스타인과의 ‘최후 완충지대’로 통하는 동예루살렘에 새로운 유대인 정착촌 건설을 강행하기로 했다. 임기 내내 친(親)이스라엘 행보로 일관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퇴장이 굳어지면서 정책 기조 변화가 예상되는 조 바이든 차기 행정부 출범 전 요르단강 서안지구 합병 의지에 쐐기를 박겠다는 노림수다.

AP통신은 15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정착촌 감시단체 피스나우를 인용, 이스라엘 국토청이 동예루살렘 내 기바트 하마토스 지역에 유대인 정착지 1,257채 건설을 위한 입찰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2012년 처음 해당 지역에 유대인 정착촌을 추진했지만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원국의 거센 반대에 부딪친 이후 건설을 미뤄왔다. 만약 착공에 들어가면 이 곳에 근 20년만에 정착지가 다시 들어서게 된다.

동예루살렘을 내심 미래 독립국 수도로 삼아온 팔레스타인은 거세게 반발했다. 정착촌이 건설될 경우 팔레스타인 서안 도시 베들레헴과 동예루살렘을 오가는 것은 사실상 무산된다. 마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대변인 성명에서 “이스라엘은 ‘2국가 해법’을 파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조셉 보렐 유럽연합(EU) 외교ㆍ안보 대표도 “정착촌 대상 지역은 예루살렘과 베들레헴 사이에 위치한 핵심 거점이라 중동평화를 위협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우려했다. 동예루살렘에는 유대교, 이슬람교, 기독교 성지가 모두 존재해 종교 갈등이 폭발할 가능성도 있다.

이번 입찰은 18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이스라엘 방문을 앞둔 상황에서 전격 발표돼 미국과의 교감 아래 이뤄진 것 아니냐는 의심을 낳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방문 기간 요르단강 서안의 유대인 정착촌을 최초로 방문할 예정이다. 미 고위관리들은 그간 정치적 중립 훼손을 감안해 정착촌 방문을 가급적 피해왔다.

이에 트럼프 행정부가 다른 분야에서처럼 이-팔 이슈 역시 임기 말 정책 대못박기를 시도하고 있다는 비판이 무성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취임 직후 70년간 중립 원칙을 깨고 예루살렘을 일방적으로 ‘이스라엘 땅’이라고 선언하며 양측 분쟁의 오랜 뇌관을 건드렸다. 올 초에는 ‘중동평화구상’을 통해 팔레스타인 자치령인 요르단강의 유대인 정착촌에 대한 이스라엘 주권을 인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재임 첫 2년 간 승인된 동예루살렘 이스라엘 정착지만 1,861세대로 직전 2년 대비 60% 증가했다. 미 대선이 한창이던 3일에는 이스라엘 보안군이 팔레스타인 요르단강 서안지구 야영지를 강제 철거해 해당 지역 아랍 유목민 4분의 3에 달하는 73명을 쫓아내기도 했다.

AP는 “이스라엘이 바이든 당선인 취임 전부터 논쟁적인 사업을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정착촌 건설은 국제법 위반이라고 본다. 다만 이스라엘과 아랍 국가들의 관계 정상화는 지지하고, 대이스라엘 군사지원 및 미 대사관의 예루살렘 이전 등은 그대로 유지하겠다고 밝혀 팔레스타인 입장에선 ‘구세주’로 보기 어렵다. 이스라엘 일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TI)에 따르면 정부는 입찰 선정 결과를 바이든 당선인의 취임식 이틀 전인 1월 18일 발표할 예정이다.

장채원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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