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연구진 "평균 44세 환자 70%가 장기 피해"
저위험군 분류 젊은층, 코로나 안전지대 아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저위험군으로 분류되는 젊은층도 질환을 오래 앓으면 심장, 간, 폐 등 장기가 심각한 손상을 입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코로나19는 안심 연령대가 없다는 보건 전문가들의 경고에 거듭 힘을 실어주는 실증 자료로 평가된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5일(현지시간) 자국 연구진이 평균 연령 44세의 코로나19 환자 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예비조사 결과, 약 70%의 실험군에서 코로나19 감염 4개월 후 심장, 폐, 간, 췌장 등의 장기 손상 흔적이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2개 이상의 장기에서 이상 흔적이 보인 경우도 25%에 달했다. 심장 또는 폐 손상은 코로나19로 인한 호흡곤란, 간이나 췌장 손상은 위장 통증 등과 관련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손상이 경미한 사례도 있었으나 코로나19가 여러 장기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추가 연구를 거쳐 치료에 활용해야 한다는 게 연구진의 진단이다.
다만 모든 장기 손상이 코로나19와 직결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연구팀을 이끈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 소속 아미타바 바네르지 교수는 “코로나19 발병 전 실험 참가자들의 건강 상태를 점검하지 못한 탓에 일부는 기저 질환이 재확인된 것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에 대한 보완책으로 코로나19 비감염자나 독감과 같은 다른 바이러스 감염 경험자 등을 비교군으로 설정해 추가 연구를 진행 중이다.
본 연구는 저위험군에 속하는 비교적 건강한 젊은 사람 중 코로나19에 오랜 기간 감염된 약 500명을 상대로 실시하고 있다. MRI(자기공명영상) 촬영과 혈액검사, 문진 등 다양한 검사 방법을 동원해 코로나19가 장기적으로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도출해 내는 것이 목표다.
이미 코로나19가 장기에 미치는 폐해는 여러 연구를 통해 입증되고 있다. 간이나 폐는 물론, 뇌를 손상시켜 미묘한 인지ㆍ행동ㆍ심리적 문제를 일으킨다는 조사도 있다. 미국 시카고의 한 대형 의료기관 의사들은 코로나19 환자 40% 이상이 초기에는 신경학적 증상을 보였고, 30% 이상은 인지장애를 보였다고 밝혔다. 뇌 손상 문제에서도 젊은이들은 예외가 아니다. 코로나19 환자들과 뇌졸중 발생 연관성을 추적한 한 연구에서는 70세 이상의 노인이 최고 위험군이긴 하지만 젊은층도 안전하지 않다는 결과가 나왔다. 캐나다 연구진은 젊은층이라도 일반적인 독감과 비교하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뇌졸중을 일으킬 가능성이 7배 높다고 발표했다.
앞서 9월 젊은 코로나19 환자의 심각성을 보고한 스콧 솔로몬 하버드 의대 교수는 “젊은이들은 코로나19에 면역돼 있다고 착각하지 말고 (바이러스를) 피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솔로몬 교수의 연구 결과, 미국에서 코로나19 감염으로 입원한 젊은 환자(18~34세) 3,200명 중 21%가 집중 치료를 요구하는 중증환자였고 사망 비율도 3%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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