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고록 발간 앞두고 CBS와 인터뷰
"최대한 돕겠지만 백악관 관료 안할 것
내 정치인 삶이 아내 법률가 경력 망쳐"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대선 전날인 2일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조 바이든 당시 민주당 후보 지원유세를 하고 있다. 마이애미=AFP 연합뉴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조 바이든 차기 행정부 관료로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유에 대해선 "미셸 (오바마 전 영부인)이 나를 떠날 것"이라는 농담으로 대신했다. 그는 출간을 앞둔 회고록 '약속의 땅'에서 자신의 대통령 당선 이후 영부인 역할을 위해 법률가로서 삶을 내려놓아야 했던 아내의 처지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회고록 공식 발간을 이틀 앞둔 15일(현지시간) CBS방송에 출연해 "내가 할 수 있는 어떤 방법으로든 바이든 당선인을 돕겠지만 백악관에서 일할 계획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바이든 차기 행정부의 각료직을 고려할 것이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다. 오바마 행정부 관료 출신 중에는 수전 라이스 전 국가안보보좌관이 국무장관 후보로, 미셸 플로노이 전 국방부 정책담당 차관이 국방장관 후보로 각각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그는 "미셸이 나를 떠날 것이기 때문에 내가 하지 않을 몇 가지 일이 있다"고 농을 했다. 그려면서 "대통령직에서 물러난 뒤 4년이나 흐른 지금에야 나와 가족, 특히 미셸이 마침내 숨을 쉴 수 있게 됐다"고 부연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 부부는 2017년 퇴임 이후 자선재단을 세웠고, 최근에는 온라인 스트리밍업체 넷플릭스와 계약을 맺고 영화와 다큐멘터리 등 콘텐츠 제작을 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회고록에 "정치인으로서의 내 삶이 법률가로서 경력을 쌓고자 했던 아내의 발목을 잡았다"고 적기도 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날 방송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불복 행보에 대해서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제기한 재검표나 개표 중단 소송에 대해 "근거가 없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규범과 법 위에 있지 않으며 그것이 민주주의의 본질"이라고 강조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또 트럼프 대통령의 부정선거 주장에 동조하고 있는 일부 공화당 의원들에 대한 실망감을 드러낸 뒤 "미국 정치에서 진실이 쇠퇴하고 있고 미국 사회는 매우 분열돼 있다"면서 "미디어 환경이 분열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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