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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실 기다리는 K바이오] 코로나19로 보폭 넓혀 신흥 백신명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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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실 기다리는 K바이오] 코로나19로 보폭 넓혀 신흥 백신명가로

입력
2020.11.17 04:30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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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SK바이오사이언스

편집자주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가 기술수출, 임상시험이 잇따라 실패 또는 중단됐던 지난해의 무거운 분위기에서 벗어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을 계기로 성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주요 기업들이 오랫동안 공들여 축적하고 도입해 결실을 기다리고 있는 기술과 제품들을 기획시리즈로 소개한다.

경북 안동에 있는 SK바이오사이언스의 백신 공장 'L하우스'에서 한 연구원이 백신 개발을 위한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 제공

경북 안동에 있는 SK바이오사이언스의 백신 공장 'L하우스'에서 한 연구원이 백신 개발을 위한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창궐한 올해가 SK바이오사이언스에게는 글로벌 백신 기업으로 떠오를 절호의 기회가 되고 있다. 2008년 백신 사업을 본격화한 뒤 선진 연구개발 기술과 생산 설비를 확보해온 SK바이오사이언스는 코로나19를 계기로 세계 시장에서 입지를 빠르게 다져가는 중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자체 기술로 확보한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에 대한 임상시험계획(IND)을 이달 초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제출했다. 승인 받으면 사람 대상 임상시험 1상에 들어가게 된다. 이 백신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생존하는 데 꼭 필요한 단백질(항원)을 유전자 재조합 기술을 이용해 만든 물질이다. 해당 단백질을 주입하면 인체가 바이러스라고 여겨 방어능력을 준비하게 돼 면역력이 생기는 원리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독감(인플루엔자) 백신 개발과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MERS) 백신 연구를 통해 단백질 항원을 만드는 기술력은 물론, 임상시험·대량생산·판매허가 등 제품화 절차를 성공적으로 진행하는 경험을 쌓았다.

잠재력을 인정받은 SK바이오사이언스는 미국 빌 앤 멜린다 게이츠 재단에서 360만달러(약 44억원)의 연구개발비를 지원받기도 했다. 이 지원금은 코로나19 백신의 주성분인 항원을 설계하고 제조 공정을 개발하는 데 쓰이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기존 경험을 토대로 단기간에 안전하고 효과적인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에서는 글로벌 기업들과 협업도 진행한다. 먼저 지난 7월 다국적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와 영국 옥스퍼드대가 함께 개발하고 있는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을 위탁생산하는(CMO) 계약을 맺었다. 백신의 원액을 SK바이오사이언스가 경북 안동 백신공장 ‘L하우스’에서 생산하고, 아스트라제네카가 완제품을 세계 시장에 공급한다는 내용이다. 이 백신은 아데노바이러스를 약화시킨 다음 일부 유전자를 코로나19 바이러스 단백질을 생산하도록 변형해 체내로 주입하는 방식이다.

이어 8월에는 미국 바이오기업 노바백스와도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을 함께 개발·생산·공급하는(CDMO) 계약을 체결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단백질을 곤충세포에서 생산해 나노입자 형태로 만드는 이 백신은 관련 기술을 SK바이오사이언스가 이전 받아 추가 공정을 개발한 뒤 L하우스에서 제조, 세계 시장에 공급할 예정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 측은 “사노피 파스퇴르와 공동 개발하는 차세대 폐렴구균 백신이 올해 미국에서 임상 2단계에 진입했고, 장티푸스 백신과 소아장염 백신도 국제사회와 함께 개발하고 있다”며 “혁신 기술로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백신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임소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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