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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준 LG 고문, LG상사·하우시스·판토스 떼어내 계열 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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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준 LG 고문, LG상사·하우시스·판토스 떼어내 계열 분리

입력
2020.11.16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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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말 이사회 예정... 장자 상속 후 계열 분리 전통

구본준 LG 고문. LG 제공

구본준 LG 고문. LG 제공


LG그룹이 LG상사와 LG하우시스 등의 계열 분리를 검토 중이다. 구본준 LG 고문이 이들 계열사를 거느리고 그룹에서 나가는 방안이 유력하다. 구 고문은 고(故) 구자경 LG 명예회장의 셋째 아들이며, 고 구본무 LG 회장의 동생이다. 구광모 현 LG 회장이 2018년 그룹 회장에 취임하면서 LG 안팎에서는 꾸준히 구 고문의 계열 분리 가능성이 제기돼왔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LG는 이달 말 이사회를 열어 이 같은 계열 분리안을 결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구 고문은 LG 지주사인 (주)LG 지분 7.72%를 보유하고 있다. 이 지분의 가치는 약 1조원이다. 구 고문은 이 지분을 활용해 LG상사와 LG하우시스·판토스 등의 지분을 인수하는 형태로 독립할 것으로 보인다.

LG하우시스는 건축 자재·자동차 소재 기업이고, LG상사의 자회사인 판토스는 물류회사다. 이번에 계열 분리할 LG상사의 시가총액은 7,151억원, LG하우시스는 5,856억원으로 규모가 크지 않아 구 고문의 현재 지분 가치로 충분히 충당 가능하다는 평가다. 구 고문이 이처럼 상사를 중심으로 한 계열 분리에 나서는 건 현재 LG그룹의 주력 사업인 전자와 화학을 보존하면서 지배 구조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LG상사는 지난해 LG그룹 본사 건물인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지분을 ㈜LG에 팔고 LG광화문 빌딩으로 이전했다. 또 구광모 회장을 비롯한 오너 일가는 LG상사의 물류 자회사인 판토스 지분 19.9%을 매각하는 등 계열 분리를 위한 사전작업을 해왔다.

이번 계열분리로 그간 LG전자와 화학 등 주요 고객과 판토스 간 내부거래 비율이 60%에 달해 공정거래위원회의 표적이 돼온 자회사 일감 몰아주기 문제도 자연스레 해결될 전망이다.

구 고문의 계열 분리는 선대부터 이어온 그룹의 전통을 따르는 것이다. LG는 선대 회장이 별세하면 장남이 그룹 경영권을 이어받고, 선대 회장의 아우들은 사업을 들고 계열 분리하는 관행을 지켜왔다.

그룹 창업주인 고 구인회 회장의 첫째 동생 고 구철회씨 자녀들은 1999년 LG화재(현 LIG)를 들고 계열 분리했다. 또 다른 동생들인 구태회·구평회·구두회씨는 2005년 LS그룹을 만들었다. 2세대에서는 구인회 회장의 차남인 고 구자승 전 LG상사 사장의 자녀들이 2006년 LG패션을 분사해 독립했고, 2014년 사명을 LF로 바꿨다. 구인회 회장의 3남 구자학 회장은 2000년 1월 LG유통·식품·서비스 부문을 독립시켜 아워홈을 만들었다. 2004년에는 구인회 창업주의 동업자인 고 허만정 회장의 손자 허창수 당시 LG건설 회장이 GS홀딩스를 세워 정유·유통·건설 계열사를 들고 GS그룹으로 독립했다.

LG그룹이 이번에 계열 분리를 결심한 데는 구광모 회장이 취임 3년을 맞으면서 시기적으로도 적당한 때가 됐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LG는 이에 대해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다각적인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확정되지 않았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윤태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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