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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작 뮤지컬 잇따른 개막에 연말 공연계 모처럼 활기

입력
2020.11.16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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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노르트담 드 파리' 프랑스 프러덕션 내한 공연 중 '미치광이들의 축제' 장면. 마스트엔터테인먼트 제공

뮤지컬 '노르트담 드 파리' 프랑스 프러덕션 내한 공연 중 '미치광이들의 축제' 장면. 마스트엔터테인먼트 제공


연말을 맞아 대극장 뮤지컬이 잇따라 개막하면서 코로나19로 시름했던 공연계가 모처럼 활기를 띠고 있다. 워낙에 탄탄한 팬층을 거느린 작품들인 데다 티켓 파워를 자랑하는 뮤지컬 스타들이 전면에 나서면서 기대감이 한껏 높아졌다. 객석 거리두기 완화로 좌석을 전부 쓸 수 있게 된 것도 공연계엔 놓칠 수 없는 호재다. 그간 공연에 목 말랐던 관객들은 마스크로 중무장을 하고 공연장으로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오페라의 유령’ ‘캣츠’ 내한 공연의 일등공신인 K방역에 힘입어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프랑스 프러덕션도 지난 10일 한남동 블루스퀘어에 무사히 상륙했다. 빅토르 위고의 동명 원작을 토대로, 집시 여인을 둘러싼 세 남자의 욕망과 이방인들의 소외된 삶을 다룬 작품이다. 무게만 30톤에 달하는 웅장한 세트, 아크로바틱과 현대무용을 넘나드는 독창적인 군무, 시적인 가사와 멜로디가 압도적이다. 덕분에 개막 첫 주부터 객석이 가득 들어찼다. 12월에는 1998년 프랑스 초연 무대에 올랐던 명배우 다니엘 라부아가 프롤로 주교 역으로 합류할 예정이라 뮤지컬 팬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

한국 공연 10년을 맞은 뮤지컬 '몬테크리스토'. EMK뮤지컬컴퍼니 제공

한국 공연 10년을 맞은 뮤지컬 '몬테크리스토'. EMK뮤지컬컴퍼니 제공


17일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선 ‘몬테크리스토’가 막을 올린다. 전도유망한 젊은 선원이었으나 억울한 감옥살이 후 복수심을 품게 된 몬테크리스토 백작 역에 배우 엄기준, 카이, 신성록이, 그의 옛 연인 메르세데스 역에 옥주현, 린아, 이지혜 등 뮤지컬계를 주름잡는 스타들이 대거 출연한다. 제작사 EMK뮤지컬컴퍼니는 “한국 공연 10주년을 기념하는 무대답게 그간의 노하우를 총집결했다”며 “다양한 공간 배경을 3D 영상과 조명을 이용해 더욱 효과적으로 구현해낼 것”이라고 말했다.

20일 연건동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에 오르는 ‘젠틀맨스 가이드’는 1900년대 초 영국을 배경으로 가난하게 살던 몬티 나바로가 어느날 자신이 명문가 다이스퀴스의 8번째 후계자라는 사실을 알고 백작 자리에 오르기 위해 경쟁자를 제거하는 과정을 그린 코미디극이다. 2018년 초연 당시 객석 점유율 92%를 기록하며 인기를 모았다. 이 작품 역시 출연진이 화려하다. 가수 겸 배우 김동완, ‘모차르트!’ 박은태, 최근 TV드라마 ‘한번 다녀왔습니다’로 주가를 높인 이상이가 몬티 나바로 역을 맡고, 1인 9역 다이스퀴스 역에 오만석, 이규형, 정상훈, 최재림이 나선다.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 출연진. 세르반테스, 돈키호테 1인 2역 주인공은 조승우, 류정한, 홍광호가 번갈아 연기한다. 오디컴퍼니 제공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 출연진. 세르반테스, 돈키호테 1인 2역 주인공은 조승우, 류정한, 홍광호가 번갈아 연기한다. 오디컴퍼니 제공


‘끝판왕’은 배우 조승우, 류정한, 홍광호가 출격하는 ‘맨 오브 라만차’다. 세르반테스의 소설을 원작으로 백발 기사 돈키호테의 무모하고도 감동적인 도전을 극중극 형식으로 그린 작품. 다음달 18일 잠실동 샤롯데시어터 개막까지 한 달이나 남았는데, 2주 분량 예매 창이 열리자마자 전석 매진됐다. 피 튀기는 예매 전쟁, 이른바 ‘피켓팅’을 치러도 티켓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세 배우가 저마다 독보적인 매력을 지닌 만큼, 다른 캐스팅으로 반복 관람하려는 ‘회전문 관객’도 많다. 그 파급력이 다른 공연에까지 미치는 ‘낙수효과’도 기대해 볼 만하다.


지난달 열린 뮤지컬 '고스트' 프레스콜에서 배우 박준면. 뉴시스

지난달 열린 뮤지컬 '고스트' 프레스콜에서 배우 박준면. 뉴시스


사람이 벽을 통과하고 허공으로 날아가는 등 마법 같은 특수효과로 눈을 사로잡는 ‘고스트’는 지난달 신도림동 디큐브아트센터에서 개막해 입소문을 타며 순항 중이다. ‘캣츠’ 내한 공연은 다음달 11일 대구로 무대를 옮긴다. 김광석의 명곡들로 꾸며진 ‘그날들’도 13일부터 흥인동 충무아트센터에서 공연을 시작했고, 창작뮤지컬 ‘호프: 읽히지 않은 책과 읽히지 않은 인생’은 19일 연지동 두산아트센터에서, ‘작은 아씨들’은 24일 세종문화회관에서 막을 올린다.

김표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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