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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르익는 대한항공-아시아나 '빅딜'…"승자의 저주 괜찮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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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르익는 대한항공-아시아나 '빅딜'…"승자의 저주 괜찮을까"

입력
2020.11.16 04:30
수정
2020.11.16 07:40
5면
0 0

부채비율, 아시아나항공 2291%·대한항공 1099%
천문학적 규모 정부지원 없이 '공멸' 가능성

15일 인천국제공항터미널 활주로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비행기들이 계류돼 있다. 뉴스1

15일 인천국제공항터미널 활주로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비행기들이 계류돼 있다. 뉴스1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간 인수합병(M&A)이 무르익고 있다. 초대형 국적 항공사 탄생이란 기대감도 묻어나지만 '빅딜(대규모거래)' 과정과 이후 야기될 후폭풍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의 중심에 선 항공업계간 M&A는 자칫 '승자의 저주'에서 벗어나긴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16일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를 개최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빅딜' 추진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지금까지 김용범 기획재정부 제1차관 소관으로 금융위원회, KDB산업은행, 한진그룹 등이 함께 양사 간 M&A를 논의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산업은행이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에 '3자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투자하고 한진칼에서 아시아나항공 지분 30.77%를 인수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성공할 경우, 국내 항공산업 역사상 최대의 빅딜로 기록될 이번 M&A가 가시화되면서 전망도 엇갈리고 있다. 연매출 19조원, 보유 기체 255대의 세계 10위권의 '초대형 국적 항공사의 탄생'이란 긍정적인 시각도 있지만, 코로나19로 항공업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짊어지게 될 과도한 부채에 양 사 모두 추락할 수도 있다는 부정적인 기류도 흐른다. 실제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6월 말 기준 부채비율이 2,291%에 달하고, 자본잠식률은 56% 수준이다. 1년 내 상환해야 하는 유동부채만 4조7,979억원에 이른다. 대한항공의 재무건전성도 어둡다. 2017년 524.9%였던 부채비율은 2018년 717.1%, 지난해 871.5%까지 늘어났고,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올 상반기에는 1,099.4%로 집계됐다. M&A 종료 이후 안정적인 경영을 유지하기 위해선 천문학적인 규모의 정부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또 양사의 이번 빅딜에선 또 다시 혈세 투입 논란이 빚어질 수 있단 얘기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경영학부 교수는 "코로나19 여파로 유동성이 좋지 않은 대한항공 입장에서 정부의 금융지원이 부족하면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를 견디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며 "그렇다고 정부에서 과도하게 많은 금융지원을 하게 되면 특혜시비에 휘말릴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한 균형점을 찾아야 M&A에 대한 후폭풍을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경영 상태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경영 상태

양 사의 M&A 이후 이어질 대규모 구조조정도 난해한 숙제다. 우선 양사 간 중복노선에 대한 재편이 필요하다. 정부는 대한항공을 미주, 유럽 등 장거리 노선 중심으로,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중국, 일본, 동남아시아 등 중단거리 노선에 집중하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아시아나항공은 장거리 노선을, 대한항공은 단거리 노선을 대폭 정리해야 하는 것이다. 이로 인해 발생하는 조종사, 승무원 등에 대한 인력감축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현재 대한항공의 인력은 1만8,681명, 아시아나항공이 9,079명이다. 이에 대해 양 사의 6개 노조는 조만간 대책회의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동에서 각사에 M&A 관련 정보 공유와 인수절차 참여 등을 요구할 방침이다.

류종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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