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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 한일월드컵이 한국 외식업의 '반짝' 황금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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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 한일월드컵이 한국 외식업의 '반짝' 황금기였다

입력
2020.11.15 14:39
수정
2020.11.15 19:46
0 0

외식산업연구원, 2001~19년 데이터 분석
창업률 높은만큼 폐업률도 높아?
준비없는 창업, 높은 임대료 등 구조적 문제

최근 20년 간 국내 외식업이 가장 황금기를 누린 시기는 2002년 한일월드컵 전후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은 한국이 2002년 6월 스페인을 이기고 4강 진출을 확정지은 뒤 서울 광화문에 운집한 수십 만의 응원 군중 모습. 한국일보 자료사진

최근 20년 간 국내 외식업이 가장 황금기를 누린 시기는 2002년 한일월드컵 전후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은 한국이 2002년 6월 스페인을 이기고 4강 진출을 확정지은 뒤 서울 광화문에 운집한 수십 만의 응원 군중 모습. 한국일보 자료사진


최근 20년 간 국내 외식업의 황금기는 2002년 한일월드컵 전후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5일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이 공개한 '음식점은 누구든 언제든 할 수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외식업 창업 증가에 가장 뚜렷한 영향을 끼친 사건은 2002년 한일월드컵이었다. 이 보고서는 서용희 수석연구원이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 19년간 행정안전부 자료를 토대로 일반음식점 105만7,651곳의 영업신고 데이터를 분석해 작성됐다.

2001년과 2002년의 일반음식점 인허가 개수는 각각 7만8,800개와 7만3,500개로 지난 19년 가운데 가장 많았고 연 평균(5만5,600개)을 훨씬 웃돌았다. 보고서는 "국내에서 개최되는 첫 월드컵으로 2001년 1월부터 여러 국가와 거의 매달 경기를 가지며 국민 열기가 점차 달아올랐고 붉은악마로 대변되는 대규모 거리 응원이 전국적으로 정착되며 외식업도 덩달아 호황을 누렸다"고 평가했다.

전체 업체 수 대비 폐업 업체 수의 비중 역시 2001년(0.45), 2002년(0.72)이 2005년(1.00), 2006년(0.96), 2004년(0.92) 등에 비해 월등히 낮았다. 특히 2001년 4월은 폐업 업체 비중이 0.3%로 지난 19년 간 가장 폐업이 적게 발생한 달이었다.


지난 달 서울 중구 한 식당 입구에 폐업을 알리는 안내문이 부착된 모습. 뉴시스

지난 달 서울 중구 한 식당 입구에 폐업을 알리는 안내문이 부착된 모습. 뉴시스


반면 보고서는 2018~19년에 걸친 최저임금 인상을 폐업 증가에 영향을 끼친 사건 중 하나로 꼽았다.

2017∼19년 12월 폐업 업체 수 비중은 각각 1.10%, 1.05%, 1.07%로 이전 3년간 같은 달 0.81%, 0.87%, 0.94%보다 컸다. 2018년 1월과 2019년 1월 역시 각각 0.82%·, 0.85%로 2016년 1월 0.59%, 2017년 1월 0.73%보다 높았다. 서 수석연구원은 "급격하게 인상된 최저임금의 적용 직전인 전년도 12월과 첫 적용된 당해 연도 1월의 폐업 업체 비중이 다른 기간보다 확실히 컸다"고 전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인건비 상승이 자영업 시장의 어려움을 가속화했지만 준비 없는 창업으로 인한 치열한 경쟁구조, 높은 임대료 등 오래 전부터 누적된 구조가 근본 원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 보고서에선 외식업체가 단 한 해도 예외 없이 매해 증가했지만 폐업률이 높고 음식점 준비에 1~6개월을 할애한다는 조사 결과도 거론하며 "특별한 대안으로 선택돼야 할 (외식업) 창업이 '특별한 대안이 없기에' 선택되는 현실은 별다른 진입장벽이 없어 언제든 쉽게 뛰어들 수 있다는 외식업의 특성과 맞물려 초래된 역설적인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1998년 허가제에서 신고제로 전환된 뒤 수요의 정체에도 과도한 신규 진입으로 시장 포화를 겪고 있다"며 "허가제로의 회귀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태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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