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 우즈(45ㆍ미국)의 ‘오거스타 서프라이즈’가 올해도 이어질 기세다. 2020년 부진했던 그가 가을로 옮겨 온 마스터스에선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이면서다. 대회 첫날 기세를 이어간다면 이 대회 타이틀 방어와 함께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최다승 기록(83승)도 세울 수 있다. 1라운드를 마친 우즈는 “모든 것이 잘 됐다”며 흡족해 했다.
우즈는 13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파72ㆍ7,475야드)에서 열린 제84회 마스터스 토너먼트 1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4개를 잡아내 4언더파 68타를 기록, 악천후 탓에 일몰까지 44명이 1라운드를 마치지 못한 가운데 공동 5위에 이름을 올렸다. 7언더파 65타로 단독 선두에 나선 폴 케이시(43ㆍ잉글랜드)와는 3타 차다.
PGA 투어에 따르면 이날 우즈가 적어낸 4언더파 68타는 2010년 그가 기록한 이 대회 1라운드 최저타 기록과 같다. 보기 없이 4언더파로 1라운드를 마친 건 사상 처음이다. 그는 5번째 ‘그린 재킷’을 입은 지난해 1라운드엔 2언더파 70타로 그저 그런 출발을 했다.
이날 성적은 앞선 대회에서 모두 부진하다가 마스터스가 열린 오거스타 내셔널에서만 유독 강한 모습을 보인 터라 더 주목 받는다. 우즈는 지난 9월 열린 US오픈에서 컷 탈락했고, 지난달 조조 챔피언십에선 공동 72위로 부진해 체면을 구겼다. 지난해에도 우즈는 마스터스 전까지 20~30위권대를 전전하다가 마스터스에서 반짝 우승을 차지했다.
대회 전까지 워낙 부진했던 터라 우즈의 2연패 가능성에 의문이 따랐다. 그는 기자회견에선 ‘우승 경쟁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는지’를 묻는 질문까지 받았는데, 지체 없이 “물론”이라고 답했다. 오거스타 내셔널의 코스 공략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잘 알고 있다는 점에서 유리하다는 게 그가 자신감을 보인 이유였다.
실제 우즈는 마스터스에 20차례 출전하면서 단 한 번도 컷 탈락한 적이 없다. 1997년 첫 우승을 시작으로 2001년, 2002년, 2005년, 2019년까지 총 5번이나 마스터스 우승컵을 품었다. 특히 지난해엔 바닥까지 추락했다가 막판 대역전극으로 부활을 알려낸 대회였다. 이번 대회에서 그가 우승한다면 샘 스니드(사망)와 동률(82승)인 PGA 투어 역대 최다승 기록을 새로 쓰고, 메이저 대회 우승은 16승으로 늘려 잭 니클라우스(18승) 기록에 성큼 다가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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