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U GPU 성능 전작 대비 2배 향상
비보의 중저가 스마트폰에 첫 탑재
삼성전자가 중국에서 5나노미터 공정 기술로 개발한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발표하면서 최첨단 칩 경쟁에 뛰어들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12일 오후 중국 상하이(上海)에서 스마트폰 AP 칩인 '엑시노스 1080'을 공개했다.
AP는 스마트폰의 연산을 처리하는 핵심 부품으로, 중앙처리장치(CPU)·그래픽처리장치(GPU)·모뎀칩 등을 모두 담은 스마트폰의 '두뇌'에 해당한다.
엑시노스 1080은 삼성전자가 처음으로 5나노미터 공정에서 만든 제품이다. 나노미터(10억분의 1미터)는 반도체 회로선폭을 말하며, 이 수치가 작을수록 반도체 크기가 줄고 성능과 전력 효율이 향상된다. 애플은 이미 '아이폰12'에 5나노미터 공정 기반의 AP인 'A14 바이오닉'을 탑재한 바 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엑시노스 1080은 전작인 엑시노스 980 대비 CPU와 GPU 성능이 2배 이상 증가했다. 엑시노스 1080은 최대 144헤르츠(㎐)의 화면주사율(1초에 새 화면을 보여주는 횟수)을 지원하기 때문에 이용자들은 부드러운 화면과 더 빨라진 터치 반응 속도를 체험할 수 있게 된다. 갤럭시노트20은 120Hz, 아이폰12는 60Hz 화면주사율을 지원한다.
또 최첨단 인공지능(AI) 기술인 고성능 신경망처리장치(NPU)를 지원해 초당 최대 5조7,000억회의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 개선된 이미지신호처리장치(ISP)를 탑재해 최대 2억 화소와 6개 카메라를 지원한다. 최신 저전력 DDR5 D램을 돌릴 수 있게 하고 전력 효율성도 높여 배터리 수명도 증가시킨다.
삼성전자가 이번 엑시노스 신제품을 중국에서 처음 공개한 것도 눈에 띈다. 미·중 무역갈등이 장기화하면서 현지 스마트폰 업체들이 부품 수급을 다변화하고 있는 상황을 적극 공략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미국의 수출 규제로 화웨이의 AP를 담당해온 하이실리콘의 생산은 멈춘 상태다. 오포, 비보, 샤오미 등 다른 중국 업체들도 규제가 확대될 것을 우려하면서 퀄컴 의존도를 낮추는 결정을 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제품은 내년 초 출시되는 비보의 새 스마트폰에 탑재된다. 향후 삼성전자는 5나노 공정을 활용한 최상위 AP '엑시노스2100(가칭)'도 선보이면서 중국 업체 공략에 적극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2분기 기준 모바일 AP 시장점유율에서 퀄컴(29%)이 1위를 차지한 가운데, 미디어텍(26%)과 하이실리콘(16%), 애플(13%), 삼성전자(13%) 등이 뒤를 이었다.
신동호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 전무는 "엑시노스 1080은 5세대(5G) 이동통신, 온디바이스 인공지능(AI) 등에서 강력한 성능을 발휘한다"며 "최고의 컴퓨팅 성능을 소비자에게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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