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내용 등 놓고 입장 차 커
찬반 단체도 정반대 주장 내놔
제주 제2공항 건설사업이 여전히 갈등과 대립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사업 추진 여부를 묻는 여론조사가 결정됐지만 세부 방식을 놓고 제주도와 제주도의회가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면서 협의가 겉돌고 있는 데다, 제2공항 건설 찬반 단체들도 서로 갈리면서 또다른 갈등이 표출되고 있다.
도와 제주도의회 제2공항 건설 갈등 해소를 위한 특별위원회(도의회 특위)는 지난 10일 제2공항 건설사업에 대한 여론조사 방식을 결정하기 위한 첫 실무협의를 실시했지만, 서로의 입장 차이만 확인한 채 마무리 됐다.
앞서 도의회 특위는 지난달 28일 도에 두 차례의 조사를 실시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여론조사·숙의형 공론조사·주민투표 등의 의견 수렴 방식을 결정하는 1차 조사를 실시한 뒤 해당 조사 결과에 따른 방식으로 최종 도민 의견 수렴을 위한 2차 조사를 실시하자는 내용이다. 도는 이 같은 도의회 특위의 방안에 지난 2일 단 한 차례의 여론조사를 실시하는 방안을 제시했고, 도의회가 이를 수용하면서 의견수렴 방식은 여론조사로 결정돼 조사 방식과 문항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양측은 제2공항 예정부지인 서귀포시 성산읍 지역 주민 가중치를 적용하는 방안과 기존 제주공항 확장 방안을 여론조사 문항에 포함시키는 여부를 두고 팽팽히 맞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론조사 가중치와 관련해 도는 직접적 사업 당사자인 성산읍 지역 주민에 가중치를 둬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도의회 특위는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여론조사 항목과 관련해서도 도는 제2공항 건설 사업에 대한 찬반만을 조사하자는 입장이지만, 도의회는 찬반을 포함해 기존 제주공항 인프라 확충에 대한 의견도 질문을 포함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어 양측이 접점을 찾기가 쉽지 않은 모양새다.
제2공항 찬반 단체들도 여론조사를 놓고 서로 다른 주장을 내놓고 있다. 제주 제2공항 건설촉구 범도민연대는 12일 오후 도의회 앞에서 집회를 열고 "도의회 특위는 제2공항 여론조사 추진을 즉각 중단하"고 요구하는 등 여론조사 실시 자체를 반대하고 나섰다. 또 다른 찬성 단체인 제2공항 성산읍추진위원회는 제2공항과 이해관계나 관련이 없는 지역까지 여론조사 표본에 포함시키는 것은 맞지 않다며 전 도민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하는 방안에 대해 반대하고 있다.
반면 제주 제2공항 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는 조사 문항에 대해 '현 공항 활용이냐 제2공항 건설이냐'로 결정돼야 하고, 조사 대상도 도민 전체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앞서 도와 도의회 특위, 국토교통부는 지난 9월 여론조사 등 도민 의견 수렴 절차를 진행하는 것에 대해 합의했으며, 이번 여론조사는 수년째 논란이 되고 있는 제2공항 건설 여부를 결정하게 될 사실상 마지막 절차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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