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전부터 새집 알아봐...전셋집 가계약 체결
한국폭력학대예방협회 모금 운동 전개

초등학생 납치·성폭행범 조두순의 출소를 한달여 앞둔 지난 10일 오후 경기 안산시 도시정보센터 통합관제실에서 관계자들이 CCTV를 모니터링하고 있다. 뉴시스
아동 성범죄자 조두순의 피해자인 나영이 가족이 결국 안산을 떠나기로 했다.
나영이 아버지 A씨는 최근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보름 전부터 이사할 집을 찾아다녔고, 최근 다른 지역에 전셋집을 가계약 했다”고 말했다.
A씨는 “아이가 조두순 출소 소식을 듣고도 내색을 안했는데 이사 이야기를 꺼내 그제야 ‘도저히 여기서 살 자신이 없었다’는 말을 들었다”며 “같은 생활권에서 어디서 마주칠지 모른다는 상상을 하면 너무 두려워 매일 악몽에 시달린다고 하는데 어떻게 있겠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가정 형편 때문에 말을 못했다고 해 너무 안타까워 결국 떠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피해자가 도망가는 모습을 보이는 게 맞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아이도 힘들다고 하고, 이웃 주민들께도 미안한 마음이 커 이사를 결심하게 됐다”며 “피해자가 있다 보니 계속 말이 나오는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
A씨는 조두순이 안산에 온다는 것 자체가 말도 안되는 것이며, 짐승만도 못한 짓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저뿐만 아니라 주민들도 모두 진저리를 떨고 있는데 왜 그러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며 “가해자는 멀쩡한데 왜 피해자와 주민들이 벌벌 떨고 떠나야 하는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나영이 가족의 이사는 한국폭력학대예방협회의 도움이 컸다. 협회 측은 지난 9월 23일 ‘나영이 가족 지원금 모금운동’을 벌여 지난 9일 현재 2억5,000만원을 모았다. 이달 말까지 모금운동을 벌인 뒤 다음달 1일 전달한다는 계획이다.
A씨는 “2억 원 넘는 돈이 성금으로 들어왔다고 한다”며 “여러분들이 도움을 주시지 않았다면 이사를 할 엄두도 내지 못했을 텐데 이 은혜를 어떻게 갚아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조금이나마 안정감이 드는 곳에서 아이가 받은 상처가 아물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답했다.
한편 2008년 12월 단원구의 한 교회 앞에서 초등학생을 납치해 성폭행하고 중상을 입힌 혐의로 징역 12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조두순은 오는 12월 13일 출소한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