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엄벌 필요하지만 진정으로 반성하는 점 고려"
게티이미지뱅크
텔레그램 ‘n번방’에서 2,200여개의 성착취 영상물을 구입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남성이 1심 재판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내려받은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이 상당해 엄벌 필요성이 크지만 과거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고 영상을 재유포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12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형사4단독 박용근 판사는 아동ㆍ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음란물 소지) 등 혐의로 기소된 A(23)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또 120시간의 사회봉사와 성폭력 치료 강의를 40시간 수강하라고 명령했다.
앞서 A씨는 지난해 8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성착취 영상 공유방인 n번방 운영자 ‘켈리’ 신모(32)씨가 내건 광고를 접했다. ‘켈리’는 대화명 ‘갓갓’ 문형욱(24)에게서 n번방 운영을 물려받은 인물이다. 광고 게시물에는 ‘희귀영상 레어 전문’이라는 제목으로 ‘#초딩’ #‘노예녀’ ‘여고딩’ 등의 해시태그가 달려있었다. A씨는 5만원 상당의 문화상품권 핀번호를 전송해 신씨로부터 성착취물 영상이 저장된 텔레그램 채널로 안내 받았다. 해당 접속 링크에서 A씨는 성착취물 영상 2,254개를 내려받았고, 자신의 휴대폰에 영상들을 저장해 보관한 혐의로 검찰에 넘겨졌다.
박 판사는 "A씨가 음주운전 등 다수 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고 알코올 중독 내지 의존 상태에서 피해 아동에게 담배 심부름을 시키고 폭력을 행사하는 등 죄질이 무겁다"고 지적했다. 또 "아동 음란물 소지 행위 자체가 아동·청소년을 상대로 한 다른 성범죄를 유발한다는 점에서 비난 가능성이 크고 엄벌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재판부는 "A씨가 자신의 범행을 자백하면서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는 점, 음란물을 구입한 뒤 이를 다시 유포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과거에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 등을 참작했다"면서 양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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