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남편은 "아내 홀대한 죗값 받아" 선처 탄원
게티이미지 뱅크
결혼 후 40여년간 가정폭력에 시달리다 이혼 후 전 남편에게 수면제를 먹여 신체 중요 부위 일부를 절단한 60대 여성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12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 형사6단독 최상수 판사는 특수중상해 혐의로 구속 기소된 A(69)씨에게 이날 징역 3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6월 1일 서울 도봉구에 있는 한 주택에서 전 남편 B(70)씨에게 수면제 5알을 먹여 잠들게 한 뒤 B씨의 성기와 오른쪽 손목을 절단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B씨가 잠들자 부엌에 있던 흉기로 범행을 저지른 뒤 112에 자신 신고해 현장에서 체포됐다.
재판에서 A씨는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했다. A씨는 40여 년 전 B씨와 결혼한 뒤 남편의 폭력에 시달리다 2년 전 황혼 이혼을 했으나, 이후 접근 금지 신청에도 폭력에 시달려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A씨는 선고공판 내내 울먹이며 "죽을 죄를 지었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범행을 저지르기 전 수면제를 구입해 범행을 계획한 정황이 명확하고 피해자의 신체를 훼손해 평생 불구로 만들었다는 점에서 범행 방법 또한 잔혹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피고인이 반성문을 제출하는 등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피해자가 선처 탄원서를 제출한 점, 피고인이 고령인 점을 고려해 형량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재판부에 따르면 B씨는 탄원서에서 "원망하는 마음은 없고, 그동안 아내를 홀대해온 죗값을 받은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부는 형을 선고한 뒤 A씨에게 "수감기간 동안 피해자에 대해 사죄의 마음을 갖고 피고인의 가족 관계에 대해서도 좀 더 살피는 마음가짐으로 살아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앞서 재판부는 양형을 정하는 것이 고민된다며 자료 검토를 위해 선고를 한 차례 연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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