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배면적 0.5% 줄었지만 면적당 생산량은 5.9% 급감

지난달 23일 서울 양천구 신트리공원에서 어린이들이 벼 베기 체험을 하고 있다. 뉴스1
역대 최장 기간 이어진 장마와 태풍의 영향으로 올해 쌀 생산량이 작년보다 6% 넘게 급감했다. 지난달 예상했던 감소 규모보다 2배 이상 크다. 이에 따라 쌀값은 평년 대비 35% 넘게 상승했다.
12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쌀 생산량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쌀 생산량은 350만7,000톤으로 지난해보다 6.4% 감소했다. 재배면적은 72만9,814헥타르(㏊ㆍ1㏊=1만㎡)에서 72만6,432㏊로 0.5% 줄어드는 데 그쳤지만, 10아르(aㆍ1a=100㎡)당 생산량이 513㎏에서 483㎏으로 5.9%나 쪼그라든 결과다.
통계청은 지난달 올해 쌀 생산량으로 363만1,000톤으로 제시하며 전년 대비 3.0%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막상 조사해 보니 감소폭이 예상보다 2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예상 생산량은 벼에 달린 낟알 수를 바탕으로 추산되는데, 실제 생산량 조사에서 벼를 까보니 제대로 익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생산량 급감의 주요 원인은 장마와 태풍이다. 통계청은 "낟알이 형성되는 시기에 일조시간이 줄어들고 강수량이 늘어났다"면서 "벼 낟알이 익는 9월초에는 태풍의 영향이 있었고 평균기온이 낮아졌다"고 했다. 실제 올해 7월 상순부터 8월상순까지 강수량은 698.6㎜로 전년 동기 대비 176.7% 늘었다.
쌀 생산량이 급감하면서 가격은 폭등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11일 기준 쌀 상품 20㎏의 도매가격은 5만5,78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만7,300원)보다 17.9% 올랐다. 평년과 비교하면 36.1%나 상승했다.
정부는 필요시 시장에 개입하겠다는 계획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수급 불안이 확대되거나 확대될 우려가 있는 경우 정부양곡을 적기에 공급하겠다"며 "정부는 수급상 부족한 물량을 공급할 수 있는 여력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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