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만, 20일 첫 '경제대화'...전방위 협력?
각료 교류 공식화, 폼페이오 '중국 때리기'
中, "지저분한 외교 유산...대만 몰이 그만"
미국과 대만이 20일 첫 '경제번영 파트너십 대화'(경제 대화)를 갖는다. 양측 각료가 참여해 현안을 폭넓게 논의하는 자리다. 트럼프 행정부의 ‘중국 때리기’에 정점을 찍는 상징적 장면이 될 전망이다. 이에 중국은 미국을 향해 맹공을 펴는 한편 대만 내부의 불안감을 부각시키며 맞서고 있다.
美ㆍ대만 각료 교류 정례화 수순
대만은 첸정치(陳正祺) 경제부 차관이 이끄는 대표단을 워싱턴에 보낼 예정이다. 동시에 대만에서는 경제ㆍ정무ㆍ과학기술 등 각부 장관이 화상으로 대화에 참여한다. 8월 앨릭스 에이자 보건복지부 장관, 9월 키스 크라크 미 국무부 경제담당 차관이 잇따라 대만을 방문한 데 이어 양측이 각료 간 공식 교류를 정례화하는 셈이다. 미국과 대만이 대사관 격으로 상호 설치한 주대만협회(AIT)와 주미대만대표부도 동참한다. 정상을 제외한 양측 핵심 인사들이 전례 없이 총출동한다고 볼 수 있다.
대화 의제는 보건, 5세대(5G) 이동통신, 기술, 공급 체인, 반도체, 에너지 등 온갖 분야를 망라하고 있다. 미국과 대만의 결속력을 높이면서 중국을 전방위로 옥죌 카드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10일(현지시간) 중국 보란 듯 대만을 "활기찬 민주주의 국가이자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라고 치켜세웠다.
대만의 경제협력 목표는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이다. 미국의 경제권에 편입되기 위해서다. 경제의존도를 무기로 대만을 압박해온 중국에게는 치명타나 마찬가지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조 바이든 당선인 측근인 프랭크 자누치 맨스필드재단 대표는 지난달 "미국이 영국, 유럽연합(EU), 일본 등 다른 국가들이 따를 선례를 만들기 위해 대만과 FTA 협상을 우선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中, 폼페이오 때리고 대만 흔들기
이와 함께 폼페이오 장관은 중국 공산당을 "권위적이고 야비한 정치체제를 가진 괴물"이라고 비난했다. "트럼프 정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경고도 잊지 않았다. 대만 해군사령부는 9일 "미 해병 특수부대가 남부 가오슝에서 대만군과 4주간 연합훈련을 하고 있다"고 공개했다. 1979년 단교 이후 대만이 미국과의 군사훈련 사실을 밝힌 건 처음이다.
중국은 발끈했다. 관영 환구시보는 12일 "폼페이오는 가장 악랄한 표현으로 반중 어젠다를 부각시키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양리셴(楊立憲) 중국 대만연구회 연구원은 "중국의 마지노선에 도전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리하이둥(李海東) 중국 외교학원 교수는 "트럼프 정부가 지저분한 외교적 유산을 남기려 한다"고 비난했고, 뤼샹(呂祥) 사회과학원 연구원은 폼페이오 장관을 '광대'라고 비꼬았다. 왕원빈(汪文斌)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은 대만과의 공식 교류를 중단하고 대만해협의 안정과 미중관계를 해치지 말라"고 촉구했다.
중국은 '대만 흔들기'에도 주력했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중국 본토와의 관계 개선을 포기하고 트럼프에게 모든 희망을 걸어온 대만 집권 민진당 내부에서 좌절과 불안이 확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 국무원 대만판공실은 "대만 민중을 재난 상황으로 몰아가지 말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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