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 별세 후 첫 공식 행보
전사 통합 디자인 전략회의 개최
기기 간 융복합되는 패러다임 선제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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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에서 두번째)이 12일 서초구 우면동에 위치한 서울 R&D캠퍼스를 찾아 차세대 모바일 관련 디자인을 살펴보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디자인에 혼을 담아내자. 다시 한번 디자인 혁명을 이루자"
지난달 25일 부친의 별세 이후, 처음으로 나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공개 경영에서 제시된 화두는 '디자인'에서부터 출발했다.
이 부회장은 12일 서울 서초구 우면동에 위치한 서울 연구개발(R&D) 캠퍼스에서 디자인 전략회의를 열고 미래 디자인 비전 및 추진 방향 등을 점검했다. 2016년부터 각 사업부별로 매년 진행해 왔던 삼성전자 디자인 전략회를 전사 차원에서 통합해 이 부회장 주관으로 개최한 건 올해가 처음이다. 갈수록 다양한 기기간 연결성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융·복합화가 빨라지는 상황에서 부서 간 벽을 허물고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아우르는 '통합 디자인 역량'이 중요하단 판단에 따른 행보로 보인다.
또한 부친인 고(故) 이건희 회장이 평소 강조해왔던 '디자인 경영'을 계승, 발전시키겠다는 의지도 포함된 것으로 해석된다. 이 회장은 생전 "기획력과 기술력이 아무리 뛰어나도 디자인이 약하면 다른 요소까지 그 힘을 발휘할 수 없게 돼 상품경쟁력이 떨어진다"고 지적하면서 1996년 '디자인 혁명'을 선언했다. 매년 디자인 전략회의를 개최하는 한편 디자인경영센터 설립, 글로벌 디자인 거점 확대, 디자인 학교(SADI) 설립을 통한 인재 발굴 및 양성을 추진했다. 이를 통해 삼성전자 가전, 스마트폰은 단순히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좋은 제품에서 트렌드를 선도하는 제품으로 발바꿈했다. 삼성전자는 현재 서울, 샌프란시스코, 런던, 뉴델리, 베이징, 도쿄, 상파울루 등 글로벌 디자인연구소 7곳을 운영 중이다. 이 곳에선 1,500여명의 디자이너들이 근무하고 있다.
이날 열린 디자인 전략회의엔 김현석 삼성전자 가전(CE) 부문 대표이사, 고동진 모바일(IM)부문 대표이사, 한종희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장, 노태문 무선사업부장, 최윤호 경영지원실장 등을 비롯한 경영진과 승현준 삼성리서치 연구소장, 이돈태 디자인경영센터장 등이 참석했다.
이 부회장은 △가정에서 운동·취침·식습관 등을 관리해주는 로봇 △서빙·배달·안내 등이 가능한 로봇 △개인 맞춤형 컨텐츠 사용 등이 가능한 안경 형태의 웨어러블(입을 수 있는) 스마트기기 등 차세대 디자인이 적용된 시제품을 직접 체험했다.
이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미래를 위해 끊임없이 도전하자"며 "도전은 위기 속에서 더 빛난다. 위기를 딛고 미래를 활짝 열어가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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