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따른 저유가 상황 덕분
전력구매비 큰 폭으로 하락
한국전력공사 로고
한국전력이 올 3분기 2조원 이상의 흑자를 기록했다. 올해 1~3분기 누적으론 흑자 규모가 3조원을 넘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저유가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덕분이다. 한전의 실적 개선으로 그 동안 추진해온 연료비 연동제 등 전기요금 체계 개편도 탄력을 받게 될 전망이다.
한전은 올 3분기에 매출 15조7,113억원, 영업이익 2조3,322억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12일 밝혔다.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1.26% 감소하는데 그친 반면, 영업이익은 88.2% 늘었다. 2018년과 2019년 연속 적자를 냈던 한전은 올해 들어선 1~3분기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한전의 1~3분기 누적 매출액은 43조8,770억원, 영업이익은 3조1,526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3,546억원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2조8,419억원 증가했다.
한전의 올 1~3분기 연속 흑자는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유가 하락으로 발전자회사 연료비와 민간발전사로부터 구매한 전력비용을 지난해보다 3조9,000억원 가량 절약하면서 견인됐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유연탄, 액화천연가스(LNG) 등 연료 가격 하락으로 같은 기간 연료비는 2조2,899억원, 전력구매비는 1조5,931억원 각각 줄었다. 한전이 전력을 사들이는 비용인 전력시장가격(SMP)은 지난해 킬로와트(kWh) 당 92.7원에서 올해는 73.1원으로 떨어졌다. 원전 이용률은 73.8%로 작년 같은 기간 74.5%보다 소폭 하락했다.
한전 관계자는 "원전 가동률은 작년과 유사한 수준이지만 저유가에 따른 연료비와 전력구매비 감소 효과가 실적 개선에 크게 기여했다"며 "2018년과 2019년 한전 적자는 고유가로 인한 것으로 일각에서 '정부가 탈원전 정책 추진으로 원전 가동을 줄인 것이 한전 적자의 원인'이라고 한 주장은 근거가 없다는 점이 입증됐다"고 전했다.
한전의 올 연이은 흑자 행진으로 연내 추진 중인 전기요금 개편에도 힘이 실릴 분위기다. 한전이 대규모 적자를 기록할 땐 전기요금 개편을 통해 전기료를 인상할 수 있다는 우려가 많았다. 하지만 흑자를 내는 상황에선 이런 부담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실제 한전은 이날 연료비 연동제 도입 등이 담긴 전기요금 개편 방안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한전 관계자는 "회사 경영 여건이 국제유가ㆍ환율변동 등에 구조적으로 취약하다”면서 “합리적인 전기요금체계 개편을 추진해 요금 결정의 투명성과 예측 가능성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