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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첩 조작 피해자' 유우성, 국가 상대 손배소 1심서 승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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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첩 조작 피해자' 유우성, 국가 상대 손배소 1심서 승소

입력
2020.11.12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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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유씨 가족들에 총 2억 3000만원 배상"

'간첩 조작 사건' 피해자 유우성(가운데)씨가 12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1심 선고기일에 출석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은 유씨에게 1억2,000만원, 여동생 유가려씨에게 8,000만원 등을 지급하라고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연합뉴스

'간첩 조작 사건' 피해자 유우성(가운데)씨가 12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1심 선고기일에 출석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은 유씨에게 1억2,000만원, 여동생 유가려씨에게 8,000만원 등을 지급하라고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연합뉴스

‘서울시 공무원 간첩조작 사건’의 피해자 유우성(40)씨와 그 가족들에게 국가가 불법 행위에 대한 책임을 지고 배상해야 한다는 1심 법원 판단이 나왔다. 배상액은 총 2억3,000만원으로 정해졌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1부(부장 김지숙)는 12일 유씨와 그의 부친이 대한민국 정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정부는 유씨에게 위자료 1억2,000만원을, 부친에게는 3,000만원을 각각 지급하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유씨의 여동생 유가려(33)씨가 국가를 상대로 낸 별도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도 “위자료 8,000만원을 지급하라”면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이로써 유씨 가족이 받게 될 국가 배상금은 총 2억3,000만원으로, 당초 청구 금액(4억8,000만원)의 절반 정도를 인정받은 셈이다.

유씨는 이날 선고 이후 “어느덧 7, 8년이 지났다. 무에서 유를 만들고, 유에서 다시 진실을 받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피해자에게 배상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재발 방지가 더 중요하다”며 “간첩 조작이나 국가보안법(국보법)으로 인해 피해를 보는 사건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제도 마련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시 계약직 공무원으로 일하던 유씨는 지난 2013년 국보법 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 당시 검찰은 유씨가 중국 국적자인 점을 속이고 탈북자로 위장 입국한 뒤, 국내 거주 탈북자의 신원 정보를 북한 국가안전보위부에 넘겼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 사건 1심에서 검찰이 핵심 증거로 제시했던 가려씨의 자백이 실제로는 국가정보원(국정원) 직원들의 가혹행위와 협박에 따른 허위 진술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어 항소심에선 국정원 직원들이 새로운 증거로 냈던 유씨의 중국-북한 출입경 기록마저 조작된 것으로 밝혀졌다. 결국 유씨는 2015년 대법원에서 국보법 위반 혐의 무죄 확정 판결을 받았다. 반면, 출입경 기록을 조작한 국정원 직원 김모 과장은 모해증거위조 혐의로 징역 4년이 확정됐다.

서울시 공무원 간첩조작 사건 피해자 유우성(오른쪽)씨가 지난 9월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정보원 직원들이 여동생에게 욕설을 하고 폭행했다"며 엄정한 처벌을 촉구하고 있다. 왼쪽은 유씨 여동생인 유가려씨. 뉴스1

서울시 공무원 간첩조작 사건 피해자 유우성(오른쪽)씨가 지난 9월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정보원 직원들이 여동생에게 욕설을 하고 폭행했다"며 엄정한 처벌을 촉구하고 있다. 왼쪽은 유씨 여동생인 유가려씨. 뉴스1

아직도 끝나지 않은 진상 규명

간첩 조작 사건의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은 지금도 진행 중인 상태다. 가려씨에게 가혹행위를 하고 허위 진술을 받아낸 국정원 직원 2명은 국정원법 위반 혐의로 지난 3월 기소돼 서울중앙지법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해당 사건 재판은 당초 “국가안보와 밀접한 정보들이 관련돼 있다”는 피고인 측 주장에 따라 비공개 재판으로 진행됐으나, 3차 공판이 열린 지난 9월 검찰과 피고인 간 공방 끝에 공개 재판으로 전환됐다. 다음달 9일 피해자 가려씨는 증인으로 출석, 당시 상황을 증언할 예정이다.

윤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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