法 "신원확인 어렵고, 당사자와 합의...
음란물유포죄는 애초 법정형도 낮아"
음주운전 사건 재판은 24일 항소심 선고
여성의 신체를 촬영해 몰래 유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종근당 회장의 아들 이모씨가 1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집행유예형을 선고받은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여성의 신체 일부를 촬영한 뒤, 이를 동의 없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장한(68) 종근당 회장의 장남이 1심에서 집행유예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2단독 박현숙 판사는 12일 성폭력특별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등 혐의로 기소된 이모(33)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씨에게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120시간의 사회봉사, 아동ㆍ청소년 관련기관 및 장애인 복지시설 3년간 취업제한 등도 함께 명했다.
이씨는 자신과 성관계를 맺은 여성 4명의 신체 일부를 사진 또는 동영상으로 촬영한 뒤, 이를 자신의 SNS 계정에 게시한 혐의를 받았다. 피해자 중 1명과 관련해선 동의를 받지 않고 촬영물을 올려 성폭력처벌법 위반 혐의가, 나머지 3명에 대해선 정보통신망법 위반(음란물 유포) 혐의가 각각 적용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촬영한 사진ㆍ영상에서 피해자들의 신체 노출 정도가 심하지만, 대상자 얼굴이 명확하게 나오진 않아 (정확한) 신원 확인은 어렵다”고 실형을 선고하지 않은 사유를 설명했다. 이어 “이씨가 이 사건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피해자들과 원만히 합의해 피해자들도 법원에 선처를 구하는 탄원서를 내고 있다”며 “동종 전력이 없는 사정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또, “검찰은 여성 3명의 사진 게재 부분은 동의를 전제로 했다면서 ‘음란물 유포’로 기소했는데, 개인적 법익 침해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법정형이 조금 낮다”고도 설명했다. 음란물 유포죄는 촬영 대상자의 동의 여부에 관계 없이 기소할 수 있고, 개인적 법익이 아닌 사회적 법익을 침해하는 범죄로 구분된다. 죄가 인정되면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진다.
이와 별도로, 음주운전 혐의로도 기소된 상태인 이씨는 오는 24일 항소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앞서 1심에선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이씨는 지난 2월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식당에서 약 3㎞ 떨어진 노상까지 음주운전을 한 혐의로 재판에 회부됐다. 당시 그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준인 0.094%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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