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방에서 눈보라가 치는 한겨울, 희고 토실토실한 동물이 겨울잠에서 깨어나 외친다. "이제 나는 다 가졌어. 한 해를 온전히 다 가졌다고. 겨울까지 몽땅 다. 나는 한 해를 모두 겪어낸 '무민'이야." (무민의 겨울)
가족들의 흥미진진한 모험 이야기를 바탕으로 쓴 핀란드의 '무민(Moomin)'을 만날 수 있는 전시 '무민 오리지널: 무민 75주년 특별원화전'이 13일부터 서울 성수동 그라운드시소에서 열린다. 핀란드 작가 토베 얀손(1914~2001)이 쓴 무민 탄생 75주년을 기념하는 특별전시로 무민 원화와 삽화, 미디어아트 등 총 250여점이 소개된다.
무민은 2001년 국내에 애니메이션으로 처음 수입 방영됐다. 이후 귀여운 캐릭터를 활용한 각종 기념품이 제작돼 높은 인기를 끌었다. 이번 전시는 1946년부터 1970년까지 출간된 총 8편의 무민 연작소설 시리즈를 바탕으로 무민 가족이 펼치는 모험의 이야기를 전시로 소개한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전시를 기획한 지성욱 미디어앤아트 대표는 "무민 가족의 모험 이야기를 통해 전세계인들이 공감대를 형성하고, 삶의 통찰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 무민이 전세계적인 사랑을 받는 이유다"라며 "이번 전시에서도 역경을 극복하며 사랑과 우정, 공존의 가치를 일깨울 수 있는 내용을 풍부하게 보여주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전시에서 다채로운 원화를 통해 눈이 내리는 풍경, 아름다운 산골, 별로 가득한 우주 등 북유럽의 대자연도 만끽할 수 있다. 12일 전시간담회에 참석한 뻬까 메쪼 주한 핀란드 대사는 "대홍수와 눈보라 등 험난한 대자연을 헤쳐 나가는 모험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북유럽의 아름다운 숲과 자연을 그림으로 감상할 수 있다"라고 전시를 소개했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 가족과 집의 의미도 다시 되새겨볼 수 있다. 툴라 카르얄라이넨 미술비평가는 "무민 가족이 광활한 세상으로 나갔다가 평화로운 골짜기에 있는 집으로 돌아오면서 비로소 안심하게 되는데 이는 모험이 전개되는 배경과 극명하게 대조되며 집의 의미를 돌아보게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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