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진전ㆍ코로나 위기 극복ㆍ경제 협력 강화 등 논의 예상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전화회담을 할 것으로 보인다. 미 대선 개표 집계가 마무리되지 않았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소송전에 나서며 대선 결과에 불복하는 상황이지만 바이든 당선인이 유럽 주요국 정상들과 통화를 가지면서 청와대도 세부 일정 조율에 착수했다. 바이든 당선인의 대선 승리가 확정된 지 나흘 만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11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문 대통령과 바이든 당선인이 내일(12일) 통화할 수 있도록 시간을 조율 중”이라며 바이든 당신인 측과 협의 중임을 확인했다. 다른 관계자는 “12일 오전(현지시간 11일 오후) 중에 통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통화가 성사되면 문 대통령과 바이던 당선인간의 첫 직접 소통이 이뤄지는 것이다.
문 대통령과 바이든 당선인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진전을 포함한 외교ㆍ안보 현안과 강력한 한ㆍ미 동맹을 바탕으로 한 경제협력 확대방안 등에 대해 대화를 나눌 것으로 보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과 탄소중립 및 기후변화 대응 등에 대한 의견 교환도 이뤄질 전망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정의용ㆍ임종석 외교특별보좌관과 안호영ㆍ조윤제 전 주미대사, 장달중ㆍ하영선 서울대 명예교수 등 외교ㆍ안보 원로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미 대선 이후 외교안보 정책 추진 방향에 대해 의견을 들었다.
정부는 그간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에 불복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해 대미 외교에 신중을 기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8일 바이든 당선 축하 메시지를 전하면서 축전이나 전화 등 공식 외교 수단이 아닌 트위터를 활용했고, 이튿날 수석ㆍ보좌관회의 메시지를 통해 바이든 당선인 측과 공감대 쌓기에 주력했다.
하지만 바이든 당선인이 10일(현지시간) 영국ㆍ프랑스ㆍ독일ㆍ아일랜드· 캐나다 등 주요국 정상과 통화를 한데다 일본도 바이든 측과 정상 통화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우리 정부의 움직임도 빨라지는 모습이다.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와 바이든 당선인 간 통화가 12일이나 13일 오전 중 이뤄질 수 있는지 바이든 당선인 측과 협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당선인과 아시아 주요 동맹국 정상간의 연쇄 통화가 예고되면서 문 대통령이 스가 총리 보다 먼저 통화를 할지도 관심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했던 2016년 당시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보다 2시간 늦게 통화해 뒷말을 낳기도 했다.
전화 회담에 이어 두 정상이 직접 만나는 대면 정상회담이 언제 이뤄지느냐도 중요한 외교 변수로 꼽힌다. 바이든 새 행정부의 대(對) 아시아 외교정책의 중심이 어디에 쏠려 있는지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태호 외교부 차관은 5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서 ‘우리 대통령이 일본보다 먼저 미 대통령 당선인과 정상회담을 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최대한 열심히 노력하겠다”며 물밑 외교전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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