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말 서울 강서구 마곡13단지 힐스테이트마스터(전용면적 59.98㎡) 전셋집이 보증금 6억5,000만원(12층)에 거래됐다. 석달 전인 7월 한달 간 거래된 가격에 비해 1억~1억5,000만원 오른 가격이다. 7월말 25건이었던 전세매물은 6건으로 줄어든 상태다. 지난달 24일 서울 송파구 잠실엘스(전용면적 59.96㎡)의 전셋집이 보증금 10억원(17층)에 거래돼 최고가를 새로 썼다. 같은 면적 아파트의 7월 전세 거래 중 최고가는 8억8,000만원이었다. 100일 남짓 사이 최소 1억원 넘게 오른 셈이다.
새 임대차법 시행 후 서울의 전세금 상승률이 고공행진해 매매가격 상승률의 7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년간의 계약 연장이 보장되면서 신규 물건이 급감해 전세품귀 현상이 심해지면서 임대차시장 불안이 심화될 것이란 우려가 현실로 나타난 것이다.
11일 한국 감정원에 조사에 따르면 새 임대차 법 시행 이후 3개월 동안 서울 아파트 전세금 변동률은 1.45%였다. 같은 기간 매매가격 상승률(0.21%)보다 7배 높았다.
전세금이 가장 많이 오른 지역은 강남권(동남권)이었다. 이 기간 아파트값은 0.06% 오르는 데 그쳤지만, 전세금은 2.13% 상승했다. 강남권에서는 강동구(2.28%) 전세금이 가장 많이 올랐고, 송파(2.22%)·강남(2.10%)·서초구(1.93%) 순으로 상승 폭이 컸다.
은평·서대문·마포구 서북권 아파트 전세금 상승률은 1.42%로 뒤를 이었고, 동북권 1.28%, 서남권 1.12% 등의 순이었다.
서북권에서는 마포구 전세금이 1.77% 올라 강남 지역 다음으로 상승률이 높았다. 마포구 다음으로 상승률이 높았던 성북구(1.72%)와 성동구(1.45%)가 전세금 상승률이 높았다.
기존 세입자는 인상률을 5%로 제한한 새 임대차법의 혜택을 보고 있지만, 신규 계약의 경우 전세가격이 치솟는 현상이 심화되자 정부도 전세 대책을 고심하고 있다.
당초 정부는 이날 부동산 관계 장관회의를 열고 임대주택 수천 호를 단기간에 공급하는 내용의 전세 대책 발표를 고려했으나 대책이 여물지 않아 미룬 것으로 전해졌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최근 전세 문제와 관련해 보완할 점이 있는지 면밀히 살펴보고 있지만, 아직 대책을 발표할 수준으로 정리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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