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금융권 가계대출이 13조원 이상 급증했다. 주택 관련 대출과 공모주 청약 등 주식 투자를 위한 대출 수요가 겹친 결과다. 전세자금 대출 증가액은 최근 3개월간 3조원씩을 계속 웃돌며 전세난에 따른 전셋값 상승 현상을 반영했다.
11일 한국은행이 공개한 ‘2020년 10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은 10조6,000억원 늘면서 2004년 관련 속보 작성 이후 10월 기준 최대치를 기록했다. 월간 은행 가계대출 증가액은 지난 8월(11조7,000억원)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한 이후, 9월에 잠시 줄었지만 10월에 다시 확대됐다.
부문별로 보면 주택담보대출이 매매와 전세 거래 수요가 지속되는 가운데, 2~3개월 전 승인된 분양아파트의 집단 대출이 실행되면서 약 6조8,000억원이 증가했다. 8월 이후 3개월 연속 6조원대 증가세다.
주담대 가운데 특히 전세자금대출이 3조원이나 증가했다. 9월(3조5,000억원)보다는 증가폭이 다소 줄었지만, 역시 8월부터 3개월 연속 3조원대 증가세다. 한은 관계자는 “최근 전세거래가 줄고 있다는 보도를 감안하면, 전세가격 상승이 대출 증가에 일부 영향을 주었을 수 있고 은행들 역시 관련 대출을 더 취급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 역시 3조8,000억원 늘었다. 주식 공모주 청약 열풍이 불었던 8월 5조7,000억원보다는 줄었지만 9월(3조원)보다는 확대됐다. 추석 자금 결제 수요와 10월에 많은 이사 비용, 빅히트엔터테인먼트 공모주 청약 증거금 확보 등이 원인으로 거론된다. 개인은 빅히트 등 주요 공모 청약 이슈가 종료된 후에도 낮은 금리 때문에 대출을 유지하는 모습이다.
기업들도 9월보다 은행 대출을 늘렸다. 분기말 정산을 위해 9월에 대출금을 상환한 대기업이 10월 들어 다시 1조원의 자금을 빌렸고, 중소기업은 대출을 8조2,000억원 늘렸다. 중소기업 대출 증가액은 10월 기준 역대 최대다.
한은 관계자는 “법인과 개인사업자의 운전자금 수요가 지속되는 가운데 정부와 금융권의 지원 프로그램이 최근 한도 확대와 대상요건 완화로 지원 규모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0년 10월 중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전체 금융권의 가계대출 잔액은 9월보다 13조2,000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액은 2조5,000억원으로 9월(1조3,000억원)보다 1조2,000억원을 더 빌렸다. 2금융권 대출의 경우 주택담보대출보다 카드사의 신용대출(2조1,000억원)이 늘어난 것이 주 원인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