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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만 깊어지는 '김종인·안철수'...연대 가능성도 희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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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만 깊어지는 '김종인·안철수'...연대 가능성도 희박?

입력
2020.11.11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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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9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9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내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2022년 대선이라는 정치 일정을 앞두고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이끄는 국민의힘과 안철수 대표의 국민의당 연대 필요성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야권에서 커지고 있다. 선거 승리라는 대의를 위해서는 몸집을 키우는 게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한번 멀어진 김 위원장과 안 대표가 간극을 좀처럼 메우지 못하면서 연대 가능성에 반신반의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국민의힘 일각에선 주호영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서울시장 선거에서 안 대표와의 연대 가능성을 꾸준히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안 대표의 신당 창당 언급에 김 위원장은 “관심 없다” “들을 가치가 없다”고 일축하고 있다. 향후 국면에서 주도권을 쥐기 위한 ‘밀당’(밀고 당기기)이 시작됐다는 관측도 나오지만, 김 위원장이 확실하게 정치적 ‘불호(不好)’ 입장을 표시한 것이란 얘기도 흘러나온다.

한 때 ‘멘토’와 ‘멘티’에서 상극 관계로?

김 위원장의 성격과 정치 스타일을 아는 주변에선 ‘김종인 체제’의 국민의힘이 안 대표와 화학적 결합이 불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야권 관계자는 10일 “사람에 대한 직관이 강한 김 위원장은 과거 안 대표의 정치 행보를 보고 직관적으로 자신과 맞지 않다고 판단한 듯하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과 안 대표가 2011년 ‘청춘콘서트’를 함께 하며 정치적 멘토ㆍ멘티 관계로 발전했을 당시 김 위원장이 내린 안 대표에 대한 평가가 아직 작용하고 있다는 얘기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2011년 10월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두 사람은 이견을 보였다. “정치를 하려면 먼저 국회의원을 해야 한다”며 2012년 19대 총선 출마를 권유했던 김 위원장과 달리 안 대표는 ‘국회의원이 아닌 일하는 시장이 되겠다’는 취지의 태도를 고수해 멀어졌다는 게 주변의 공통적인 설명이다. 야권 관계자는 “당시 안 대표가 시장 또는 대권 직행만을 염두에 두자 김 위원장은 사석에서 안 대표에 대한 주제가 나오면 ‘정치 기본이 안 된 사람’이라는 말을 하곤 했다"며 "이후 안 대표 역시 김 위원장이 본인을 부당하게 폄하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도 “김 위원장은 당시 자신의 조언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유연하지 못했던 안 대표의 태도가 불편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올해 3월 출간한 저서 ‘영원한 권력은 없다’에서도 “내가 ‘안철수의 정치 멘토’라고 언론이 줄곧 호들갑을 떨었다”고 안 대표에 대한 부정적 입장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지금이 감정 싸움 할 때냐’ 김종인ㆍ안철수 지적 목소리도

김 위원장과 안 대표의 ‘기 싸움’을 바라보는 야권 내부의 시선은 복잡하다. 거대여당에 맞서 힘을 키워야 하는 것은 맞지만 두 사람의 구원 때문에 섣불리 정리에 나서기 어렵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 측 인사는 이날 “선거를 앞두고 결속과 통합을 위해 도모해야 할 때인 건 맞다”고 인정하면서도 “안 대표가 야권의 승리를 위해 어떤 것을 하겠다는 게 아직 없다. 서로 구체성에 대해 얘기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내년 4월 보선이나 2022년 대선이 시야에 들어온 만큼 초조함을 느낄 수밖에 없는 야권 내부에서는 이런 김 위원장과 안 대표 싸잡아 비판하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홍준표 무소속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김 위원장과 안 대표를 겨냥해 “국민들은 대안세력으로 야당을 기대하고 있으나 한쪽(김 위원장)은 편 가르기와 쪼개기에 열중하고 한쪽(안 대표)은 벤처 기업가 출신답게 또 다시 창업 운운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도 "‘국민의힘’이나 ‘국민의당’이나 그 어떤 세력의 이익이 아닌, 오로지 정권창출을 위한 연대와 통합에 나서야 할 때"라고 대승적 결단을 촉구했다.

김현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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